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이 10월 28일 오후 4시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최근 기독교사회책임 서경석 공동대표가 제기한 "봉수교회는 가짜"라는 주장에 대해 "북쪽이 남쪽 교회에 대해 진위 논쟁을 벌인다면 어떻게 설명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제3회 한민족 열린포럼'에서 "형식상 진짜교회의 모습을 하고도 교회를 세습하고 재산 때문에 폭력배를 예배당에 불러들이기까지 하는 남쪽 교회의 모습"을 들어 "남북교회 진위 논쟁은 승자 없는 게임으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은 인권 문제는 보편적 가치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하지만 '궐기대회'형식의 인권 문제제기는 이념갈등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김동언
이 위원장은 신앙을 입으로 시인하는 이에게 "당신은 가짜"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변화와 종교의 자유를 바라는 진정한 태도가 아니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조선그리스도교련맹 강영섭 위원장과 손효숙 목사(봉수교회)·장승복 목사(칠골교회) 등은 남측 인사들 앞에서 그들의 신앙을 입으로 시인한다"면서 "입으로 시인하는 이상 신앙은 그와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진정 남북이 고귀한 신앙을 공유하길 원한다면 동원된 신자를 대상으로 설교도 하고 지원도 하는 방향이 현재로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궐기대회 형식의 인권 문제 제기는 이념 갈등을 피할 수 없고, 바람직한 방향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와 피랍인 송환 같은 인도주의 문제를 분리하여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북 협상력을 가져야 하는 정부에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북한을 고정된 시각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정권을 사탄으로 규정하면 북한의 어떤 변화도 변화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이 본능적으로 생존을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하려는 '생물'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병로 교수는, 북한교회가 정치적 통제 받으면서 세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교회에 동원되는 이들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들 중에는 과거 그리스도인의 후손이거나 투옥됐다가 사면된 그리스도인도 있다.

김 교수는 북한에 감정적으로 발언하고 정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북한에 필요한 것이 인권과 민주화냐 화해와 공존이냐를 두고 의견 차가 있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평화와 화해·협력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권 문제를 바로 제기하기보다 인도적 사안(이산가족 상봉·납북자 송환)을 먼저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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