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하고서 돌아올 때였습니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으면서 '아 여기가 한국이구나' 하고 깨닫게 만들었던 것은 심사위원들의 굳은 얼굴 표정이었습니다. 화가 난 듯하였고, 그들 앞에서 저는 죄를 지은 사람 같았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사람의 첫인상을 물으면 표정이 똑같아서 모두 비슷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프랑스인들은 자기 나라에 여행 온 한국인들을 '악어'라고 부를 정도랍니다. 얼굴에 표정이 없다는 것이지요.

▲<기독교사상> 박명철 기자

프랑스의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네 얼굴은 너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고 따뜻한 기분이 들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가르친답니다. 옳은 가르침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얼굴을 보는 시간은 그야말로 거울을 볼 때뿐입니다. 나머지의 시간은 우리 얼굴이라기보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나 다름없지요. 그러므로 내 얼굴을 가꾸고, 나의 표정을 관리하는 일은 주위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국제 매너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매너의 처음으로 밝은 얼굴 표정을 꼽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처음 마음도 밝은 얼굴 표정입니다. 나의 얼굴을 두고 남의 얼굴이라고 말하기가 우습지만 사실은 그런 셈입니다.

물론 밝은 표정에 아첨을 담는다든지 속임을 위하여 가장하는 것은 오히려 옳지 않겠지요. 그러므로 성경은 나의 얼굴을 만드는 것이 내 안에 있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얼굴과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가르치지요. 그러니 마음을 다듬어 밝은 표정으로 길어내는 일은 자기를 수련하는 일과도 연결될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으로 길을 정하는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이는 늘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