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위성방송을 신청한 이후 가끔 바둑방송을 시청하며 해설을 듣곤 했다. 지난 6월 쯤 바둑방송을 보고 있는데 딸아이가 "아빠, 바둑은 왜 남자만 가르쳐? 여자는 맨날 남자한테 배워야만 해?"라고 말하였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하, 이것이 그 성역할의 고착이라는 성 차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나는 지난 7월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문제로 진정을 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정을 접수하여 내용을 검토해 처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바둑방송은 남자 혼자 진행하는 경우, 여자 혼자 진행하는 경우, 남자 둘이 진행 해설을 하는 경우, 그리고 문제가 된 남자, 여자 혼성의 진행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내가 문제가 있다고 진정한 남녀 혼성의 진행 경우 남자는 해설, 여자는 진행자로 방송을 하는데 이 역할이 늘 고정되어 있다.

여자가 해설하면 안되나? 남자는 고수, 여자는 하수, 대개 남자는 프로 5~8단, 여자는 아마추어 5~7단으로 고정되어 방송한다. 여자가 고수면 안되나? 여자는 질문하고(물론 시청자를 대신하여 하는 것이지만), 남자 해설자는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여자 진행자는 감격하여 고마워하며 배우고…. 여자가 가르치면 안되나?

아직 우리 사회는 남녀 차별이 존재한다. 앞으로도 남자가 가르치고 여자는 다소곳이 배우는 방송이 고착된다면, 또 방송의 공익적 측면과 그 전파성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이는 명백한 성 역할의 고착화로 성 차별에 해당한다.

따라서 하수 남자의 진행자, 고수 여자의 해설자 방송이 병행되어 여자 해설자가 남자 진행자를 상대로 가르치는 방송 편성이 있어야 한다. 스카이방송의 성역할 고착적 성 차별은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