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는 서울 전주 부산에서 일제히 기독교세계관 강좌를 열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기독교세계관이 다시 기지개를 켠 것이다. 수강 인원이 아카데미 강좌 평균을 웃돌았고,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었다. 이에 서울 지역 수강생과의 좌담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수강생들은 어떤 이유로 '기독교세계관'을 배우게 되었을까. 이들은 대체로 신앙과 삶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고민과 제대로 된 성경적 가치관을 알고 싶어서 강좌를 수강했다. 박서준씨(건국대 중문과 졸)는 "평소 신앙과 사회 속에서의 삶이 달라 고민이 많았다. 일관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선영씨(숙명여대 경제학)는 "시간관리 등 일상적인 삶의 문제를 기독교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잘 몰랐다"라고 참석 동기를 밝혔다. 정혜아씨(<뉴스앤조이> 협력간사)는 "기독교인이지만 생각 속에 샤머니즘, 불교, 유교 등의 다양한 세계관이 혼재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게 정말 성경적인 건지 알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각 강좌를 들으며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을까. 월요일 강좌에 참석한 수강생들은 '기독교세계관으로 다른 세계관을 정복해야 한다'는 배타적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관과 대화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서준씨는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할 때 서로의 이야기(내러티브)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황우진씨(경희대 경영학)는 "강좌를 통해 세계관은 다원적이며, 세계관끼리 충돌할 때 일방적으로 설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토요일 수강생들은 세계관 문제는 말이나 지식이 아닌 '삶의 문제'라는 점이 중요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박수현씨(한국누가회 학원사역부 간사)는 "'말이 아니라 살고 있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세계관’이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최선영씨는 "이전에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하면서는 듣고 금방 잊어버렸는데, 이번 강좌를 통해 일상에서 순간순간 기억해내고 질문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강좌를 듣고 나서 수강생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대학 선교단체 활동을 하는 황우진씨는 "캠퍼스에서 전도할 때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했었는데, 이제는 상대방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씨는 "그동안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하면서 주로 직업과 연관시켜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강좌를 통해 내가 속한 공동체 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라고 밝혔다. 7월 장교 입대를 앞두고 있는 박서준씨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기독교인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입대 후 사병들을 대할 때 종교와 상관없이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최선영씨의 경우 "지금까지는 사회에서 1등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제는 옆 사람을 돌아보고 사회적 약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살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독교세계관이 전부는 아니다

수강생들은 개인적인 관심은 있지만 교회내 동료들과 기독교세계관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박서준씨는 "교회에서는 기독교세계관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책을 권해주기도 했는데, 잘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황우진씨는 "요즘 대학생들은 자신이나 공동체 내부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와 문화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수강생들은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허위의식에 대해서 지적하기도 했다. 박수현씨는 "기독교세계관 공부는 절대적 진리를 배우는 것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배운 것이 전부인 양 생각해선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정혜아씨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교통 신호를 잘 지켜야 한다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빨간 신호등에 건너가는 모습을 자주 본다.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했어도 그럴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주일 / <뉴스앤조이> 정책기획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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