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된 우리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공지영씨의 새로운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소개합니다.

소설이란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주목하게 마련이지요. 이 작품에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살인범이지만 꼭 사형에 이르지 않아도 될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청년 윤수, 가문 좋은 집에서 튀는 아이로 자라 자살을 세 번씩이나 시도한 미혼의 여 교수 유정, 유정의 고모이면서 사형수들의 어머니처럼 살아가는 수녀 모니카, 그리고 윤수가 살해한 여인의 어머니인 할머니….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뚝뚝 흘려야 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딸을 살해한 윤수에게 설날 아침 떡을 빚어 면회하러 온 할머니의 이야기에서였습니다. 용서하기 위해 온 할머니의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떡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서…" 하시다가, "왜 그랬니? 왜 그랬어? 왜 죽여야 했니? 이놈아, 이 나쁜 놈아… 이 천하에 죽일 놈아!" 했다가 나중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안하다. 용서하러 왔는데… 수녀님이 아직은 안된다고 했는데도 내가 고집 피워서 왔는데, 미안하다… 아직은 다는 못하겠다… 얘야, 미안하다. 널 보니까 우리 애가 자꾸 떠오르고, 네가 미워지려고 한다. 오기 전에 그러지 말자고 밤새워 한잠 못 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미안하다. 왜 그랬냐고, 꼭 그래야만 했느냐고… 네 멱살이라도 잡고 싶어지는구나. 날 위해서 기도해주겠니? 얘야, 네가 착하게 생긴 게, 네가 잘 생긴 게, 네가 이렇게 떨고 있는 게 나를 더 힘들게 하는구나. 그래도 또 오마. 진짜로 널 용서할 때까지."

감동이 덜 하세요? 아니면 감동적이세요? 어쨌든 한번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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