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성서의 맥' 강좌는 제3회 기독청년아카데미 최고 인기 강좌다. ⓒ뉴스앤조이 이주일
제3회 기독청년아카데미 중 최고의 강좌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아마도 저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게 대답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고 '인기' 강좌를 묻는다면, 모두가 '구약성서의 맥'을 꼽을 것이다. 평균 20명의 인원이 수강하는 타 강좌와 달리 이 강좌는 수강료를 낸 정식등록자가 63명을 기록했고 평균 출석 인원이 50명을 상회했다.

어떤 강좌이기에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도 특별한 인기를 누리는 걸까? 지난 5월9일 저녁 7시,구약성서의 맥 강좌가 진행되는 두레교회(목사 오세택)를 찾았다.

강좌가 진행되는 장소는 1백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예배실이었다.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들은 6시부터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수강생들이었다. 매주 강좌 1시간 전에 모여 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강의 후 뒤풀이를 위해 조별 모임이 가능하도록 탁자와 의자 배치를 열심히 도왔다.

강좌가 시작되는 7시15분이 되자 텅 빈 좌석이 40여 명의 수강생으로 채워졌고,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50명이 넘는 인원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이 날은 전체 8주 강좌 중 마지막 시간이었다. 2시간여 진행된 강의는 조용하게 시작했지만 절정에 이르자 고조된 열기로 수강생들이 잠시도 강사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주제는 시편과 지혜문학, 그리고 신구약 성서를 연결하는 하나님의 언약이었다.

강의가 끝나자 모두 6개조로 나뉘어 모임을 시작했다.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조별 모임을 진행하는 한 개 조에 합석했다.

다음은 조별 모임에서 나눈 대화다. 조원은 김영래(영등포병원 의사), 김준열(건국대 건축학과), 안해숙(바이로메드 연구원), 임송희(계원조형예술대 출판디자인학과), 정애라(고등학교 교사)다.

▲ '구약성서의 맥'은 단지 성서를 공부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강생으로 하여금 삶의 결단까지 요구하는 '부담스런' 강좌다. ⓒ뉴스앤조이 이주일
'구약성서의 맥' 강좌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해숙 : 기독청년아카데미는 주로 역사, 철학, 사회와 관련된 강좌가 많다. 그러나 성서를 직접 다루는 강좌는 많지 않다. 아마도 구약성서의 맥이 유일할 것이다. 기독인 중에는 성서를 제대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온 것 같다.

실제로 강좌를 들어보니 어떤가.

김영래 : 특별했다. 당연히 알아야 했던 것들인데, 모르고 있던 게 많았다. 예를 들면, '희년' '창조론과 진화론을 보는 관점' '성서의 맥' 등이 그것이다. 신학 공부는 어렵다. 이 강좌는 들을수록 관심이 생기고 삶에 도전이 된다. 또, 철학, 역사와 성서를 잘 연결시킨다. '구약성서의 맥'인데, 신약성서의 맥까지도 함께 짚어준다.

정애라 : 처음에는 접근 방식이 생소해서 어려웠다. 지금 우리의 현재 상황과 성서를 연결시킨다. 이스라엘 역사와 시대 상황이 우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임송희 :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이곳에 와서 알았다. 우리를 그런 틀 안에서 사고하도록 교육시켜 온 교회내 양육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김준열: 강좌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사실 강좌를 들을수록 부담이 많이 됐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삶의 결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삶의 결단은 혼자서는 안 되고 공동체를 필요로 한다.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김영래 : 대부분의 경우 그런 공동체는 없다. 교회 청년부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성서, 역사, 철학 등과 시대상황에 관심을 갖도록 동기부여를 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청년부 전도사님과 함께 이 강좌에 왔다. 계속해서 부딪혀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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