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혁씨는 올해 2월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7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즐길 법한 시기에 기독청년아카데미 강좌를 듣기 위해 제천에서 서울로 매주 찾아온다. 5월 4일 그를 만나 사연을 들어 봤다.

▲ 학사장교로 7월 입대를 앞두고 있는 홍순혁씨 ⓒ뉴스앤조이 이승규
집이 제천인데, 서울에서 열리는 기독청년아카데미 강좌를 어떻게 듣게 되었나.


직접적 계기는 학교 선배의 권유였다. 작년 12월부터 제천에서 지냈는데, 삶이 무료해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새로운 만남과 배움을 원래 좋아한다. 또, 학부 시절 대학생 선교단체인 IVF 활동을 했다. 그곳에서 ‘사회부’를 2년 동안 담당했는데 시사, 역사, 교회개혁, 교회사와 같은 주제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도 한국근현대사와 한국교회사를 수강하고 있다.

역사나 사회와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대학 1학년 때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그의 삶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IVF 사회부를 맡게 되었고, 기독인으로서 사회참여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관련된 독서를 꾸준히 해왔다.

한국교회사와 한국근현대사 강좌를 들으며 무엇을 느꼈나.

구체적으로 교회사와 근현대사를 대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 알던 지식은 파편적이었다. 하나의 맥이 있는 강좌를 들으며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악을 보게 됐다. 결코 사회 문제나 역사적 사건이 교회 또는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 특별히 한국근현대사의 중심에 언제나 기독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근현대사 속에 저지른 죄를 교회가 구체적으로 회개해야 한다.

IVF 사회부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었나.

낙태반대운동과 커닝추방운동을 하며, 격주간으로 회지를 발간했다. 운동을 하기 위해 도서관에 전단지를 돌릴 때, 절차가 많이 복잡했다. 또, 기독청년들의 사회참여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낮다는 걸 알게 됐다. 구체적인 참여로 이끌어내기가 어려웠다. 이런 경험을 통해 시민단체 활동이 쉬운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복음으로 비추는 세상’이라는 회지를 발간했는데,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기독청년들의 글을 담았다. 여러 활동을 통해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으로는 사회참여에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

▲ 그는 기독청년들이 사회 참여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학부 시절 ‘법과대 기독인 모임’(이하 법기모)을 개척했다고 들었다.


IVF 활동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아쉬움 중 하나는 전공과 관련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눌 수 있는 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동안 IVF 활동을 그만둘 것까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장이 없다는 것을 불평하는데 그치지 말고 스스로 개척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동역자를 찾고 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하면, 따라올 후배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003년 3월에 건국대 기독학생연합회에서 ‘과기독인모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발제자 중 고려대 법기모 회원이 있었는데, 사례를 소개 받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결국 3~4명의 동역자들과 법기모를 시작했다. 나중에는 기독변호사회(CLF)와 연결되어 예비 법조인들을 위한 인턴십 과정을 밟기도 했다.

‘성서한국’과는 어떻게 연결되었나.

법기모를 하며 알게된 박종운 변호사님에게 제안을 받았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정산업무나 홍보, 연락 등을 맡아서 한다. 성서한국은 이번이 첫 대회인데, 아직 사람들이 많이 모른다. 그래서 홍보가 쉽지 않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국선 변호인이 되어 교도소 선교를 하고 싶다. 수용자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삶을 공유하려 한다. 또, 법대 학생들을 위한 제자화 사역과 예비 법조인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전문인 간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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