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건이와 초원이. 설을 지나면서 눈시울을 적실만큼 따뜻한 감동을 전해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짧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종건이는 '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편지를 보내 어머니의 개안수술을 이끌어낸 초등학교 6학년 친구입니다. 종건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감동은 어둡고 힘겨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밝고 아름답게 자라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앞 못 보는 어머니를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야" 하고 자랑스럽게 소개할 줄 알았고, 문 밖 출입도 어려운 어머니의 눈이 되어 주었습니다. 어머니 또한 우리의 존경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무료 개안수술을 받기 전 어머니는 "내가 사회의 도움을 받아 눈을 뜨게 되면 그 빚은 종건이가 갚아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느냐?"는 물음에 아들로부터 그러겠다는 대답을 듣고서야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데 건강이나 돈, 지식이나 지위, 그런 것들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마음으로 절절히 느꼈습니다.

초원이는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증을 가진 스무 살의 청년으로 지능은 다섯 살에 불과한 장애인이지요. 그런 초원이의 꿈은 야생의 얼룩말처럼 푸른 초원을 달리는 것입니다. 집착에 가까운 어머니의 도움으로 초원이는 달리기를 시작하였고, 마침내 어머니의 손으로부터 떠나 42.195㎞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합니다. 기록 또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꿈꾸는 '서브 쓰리(sub3)' 곧 두 시간대 완주 기록입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누구나 그 마음 깊은 자리에서 꿈틀대는 무엇이 있으며, 그것을 밖으로 드러냄으로써 꽃처럼 활짝 피게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누리는 자유와 해방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저는 장애인인 초원이의 마라톤 완주 장면을 언제까지나 기억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