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서기행 목사)가 60억 원에 이르는 은급재단의 금융비리 사건을 특별조사하기로 결의한 지 4개월 만에 15인 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사업도 조사도 추진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위원회에 은급재단 전·현직 이사 5명이 참여한 것을 놓고 임원회와 감사부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임원회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참여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감사부 측은 조사 대상이 조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월 4일 총회회관에서 열린 임원회는 위원장 리영숙 목사(서문교회), 서기 이윤근 목사(의성교회), 회계 천충길 장로(새미래교회)를 비롯해 은급재단특별조사위원 15명을 선임했다.

위원에는 감사부 산하 은급재단특별감사위원회 위원장과 서기로 활동한 오임종 장로와 이경원 목사가 참여한다. 그리고 이영희(전 조사위원장) 하귀호(서기) 라도재(회계) 임해순(상임이사) 권정식 등이 은급재단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전·현직 이사들이 포함됐다.

위원회 구성과 관련, 임원회는 감사부와 은급재단의 입장을 동등하게 청취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총회장 황승기 목사(대전남부교회)는 "총회에서 감사부와 은급재단의 주장이 달랐다"며 "조사하려면 양 편의 입장을 동등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회에 참여한 감사부원들이 조사위원 구성이 잘못됐다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감사부장 오임종 장로는 "조사 대상이 조사위원에 참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은급재단 이사들이 위원회에 참여해선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경원 목사도 "은급재단의 주장을 듣고 싶으면 소환해서 조사하면 되는데, 임원회가 굳이 은급재단 이사들을 위원에 참여시킨 것은 은급재단 사태를 조사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의 이름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감사부는 작년 총회가 은급재단특별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임원회는 이보다 위상이 낮은 은급재단특별조사위원회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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