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중앙교회 사태 해결을 위해 평신도가 나섰다. 이 교회 교인 130여 명은 1월 10일 비상대책위원회 창립식을 열고 교회 문제 해결을 위해 평신도가 주체적으로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담임목사와 장로와의 갈등으로 1년 넘게 내분을 겪고 있는 강릉중앙교회(감리회·심상영 목사·강릉시 금학동)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평신도들이 뭉쳤다. 강릉중앙교회 130여 명의 평신도들은 1월 10일 강릉관광호텔에서 '강릉중앙교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배주선 집사)창립식을 열었다.

비대위는 강릉중앙교회 사태가 목사와 장로가 각자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보고 교회 개혁을 위해 평신도들이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비대위는 심상영 목사와 재정 유용 의혹을 제기한 10명의 장로에게 △교회 재정에 대한 외부회계감사 실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 개최를 비대위 이름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만약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담임목사와 10명의 장로를 사법 당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 사태 해결의 단초 되나

▲ 배주선 비대위 위원장.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날 발족한 비대위는 전부 평신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위원장을 맡은 배주선 집사는 "강릉중앙교회 사태는 목사나 장로 모두 자신들만 잘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평신도들이 받은 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지난 1년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와 함께 배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교회를 떠난 사람이 600~700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더는 사태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평신도들이 주체적으로 교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또 이날 발표한 발족 선언문을 통해 강릉중앙교회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대위는 결코 누구를 정죄하기 위한 것이 아닌 안타까운 교회 현실 앞에 침묵하는 것은 성도로서 비겁함과 하나님 앞에서 죄라는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된 순수한 평신도 운동이다"고 강조했다.

평신도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창립함에 따라 강릉중앙교회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에 참석한 교인들은 그동안 교회 분란을 겪으며 교회가 더 망가져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이 팽배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교인들은 지난 12월 19일 당회 당시 벌어진 극심한 몸싸움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당회 당시 교회가 난장판이 되는 것을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했다.

비대위는 또 철저한 중립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진다. 강릉중앙교회 사태는 어느 한쪽의 잘못이 아닌 목사와 장로가 교회 운영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배주선 위원장은 "목사의 자녀 교육비가 2,000만 원(2003년 기준)이 넘는데, 이 돈을 타가는 목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준 장로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교회 개혁, 왼 뺨 맞으면 오른 뺨도 대라

▲ 오세택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교회 개혁을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날 창립 총회에 앞서 진행된 예배에서는 오세택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가 설교를 했다. 오 목사는 "교회와 나는 한 몸이기 때문에 교회가 아프면 교인도 아픈 것이다"며 "이 위기를 극복해 강릉중앙교회가 다시 한번 부흥의 불길을 지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 개혁을 위한 평신도의 주체성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죽는다는 심정으로 개혁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민주적인 정관을 만들어 교회 운영을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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