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사무총장 한창영 목사)가 2005년 부활절연합예배 대회장으로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를 추대한 것과 관련, 한국교계 일부에서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몇몇 보수 교단 일각에서 윤 목사의 신학적 문제점을 이유로 부활절예배 불참 의사를 은근히 내비치고 있어, ‘한국교회 연합’ 이라는 부활절예배 주요 취지 달성이 요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더구나 신학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1억 원 재정지원 약속’이 윤 목사 대회장 추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역시 부활절예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과정 삐걱댄다?"

윤석전 목사는 90년대 중반부터 이단시비에 휘말려왔다. 기독교계 주간 <교회와신앙 >이 97년 9월호에서 ‘그의 구원관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다. 이에 대해 윤 목사가 소속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같은 해 87차 정기총회에서 임원회와 이단대책위원회의 '신학적 문제나 이단성이 없다'는 보고서를 이견 없이 채택했다. 즉 기침은 윤 목사 이단성 시비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공식적 입장을 신속하고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기침의 확실한 태도 표명은 예장통합 이단대책위원회가 윤 목사에 대한 연구를 중단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그의 신학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교단조차도 드러내 놓고 그의 신학적 건전성을 부정하지 못하는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이런 상황은 윤 목사 소속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가 지난 87차 총회에서 "신학적 정통성을 인정한 윤 목사를 교단이 적극적으로 보호하자"고 결의했고, 그 이듬해에도 원세호 목사의 거듭된 문제제기와 관련, ‘윤 목사는 이단이 아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윤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경우, 그의 신학에 문제가 없다고 두 차례나 공식적으로 천명한 바 있는 기침교단도 이단집단이 되는 셈이기에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장합동과 예장고신 등 보수교단 내부에서는 윤 목사와 관련된 문제제기가 비록 간헐적이지만 여전히 끊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탓에 금번 부활절예배 대회장에 윤 목사가 추대되자 이들 교단 일각에서는 "윤석전 목사에게 이단성 논란이 있으므로 금번 부활절예배에 불참하겠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고, 이런 상황이 부활절예배위까지 흘러들어가 윤 목사는 물론 관계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예장합동과 고신의 주요 관계자 가운데 윤 목사의 신학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그에 대한 논란 역시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부활절예배 참석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인사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부활절위 내부에서도 윤 목사 대회장 추대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예배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예장합동의 핵심 관계자가 윤 목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윤 목사 대회장 추대는) 결과적으로 부활의 참의미를 새기고 한국교회의 연합을 추구하는 부활절예배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이단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교회의 정통적인 가르침에 반하는 사실을 가르친 자가 진정으로 자신의 주장을 수정했다면 더 이상 그러한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 점에서 윤 목사는 바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윤 목사가 자신의 말대로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했다면, 그동안 자신의 지도를 받아온 교역자들이나 교인들에게 자신의 가르침들 중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상기시켜서 바른 신앙을 갖도록 교정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건전한 교회로부터 이단 의혹을 받았던 자가 그 혐의를 완전히 벗을 수 있기 위해서는 검증할 수 있는 일정한 기간이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윤 목사의 대회장 추대는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윤석전 목사 대회장 추대, 적절했나"

이런 상황과 관련, 부활절위원회 사무국장 서운담 목사는 "지난 실행위원회에서 고신과 합동 측 대표들이 연합예배 불참을 언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단의 공식입장이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뭐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또 서 목사는 “부활절예배 대회장이나 설교자는 NCC소속 교단과 비NCC 소속교단이 돌아가며 맡고 있는데 금년은 비NCC쪽 차례다. 몇몇 목사들과 접촉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고사했기 때문에 윤 목사가 맡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하고 “대회장이 매주 설교하거나 교리를 가르치는 자리는 아니다. 몇 달에 한번 정도 회의 참석하는 정도다. 여기에는 한국교회가 함께 지켜보고 있지 않는가. 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서 목사는 하필이면 이단논란이 있었던 윤 목사의 대회장 추대가 재원 마련 때문이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그건 그렇지만… 우리는 실무자일 뿐이다. 이런 일들은 교계의 어른들이 결정하는 일이다. 연합은 원래 그런 성격이며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서 목사가 구체적 답변을 회피하고는 있지만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윤 목사의 재정지원이 대회장 추대와 어떤 형식으로든 상관관계가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따라서 윤 목사가 비록 개인적으로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재정지원을 했다고 하더라도 한국교회 연합을 추구하는 대표적 기구의 총책임을 맡음으로, 이단논쟁에 휘말렸던 자신의 과거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여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예장고신 유사기독교상담소장 최병규 목사는 "한국 기독교계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구비 요건들 중의 하나는 '신학적 건전성'이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계의 지도자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연합기관에 재정적으로 얼마나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신학사상에 기반을 둔 통솔력"이라고 말한다.

최 목사는 "이런 품성을 갖춘 지도자가 기독교 전체를 더욱 결집시켜 더욱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이단사이비단체들로부터 보호하며, 나아가서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봉사해야 한다. 요즘 한국교회는 굳게 붙잡아야 할 원리를 놓치고 엉뚱한 다른 것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윤석전 목사 신학, 왜 논란 불렀나

윤석전 목사의 신학적 문제점으로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은 구원론이다. <교회와신앙 >에 따르면 그의 구원관은 구원에 이르는 회개와 성화를 이루는 회개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회개가 지옥과 천국을 가름하는 기준이 되는 것처럼 보는데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은 극단적 금욕주의가 곧 구원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성도는 목사의 말에 복종해야 하고 목사가 하는 일을 모두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등 목회자에 대한 절대복종을 강조해 자칫 목사를 우상화한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다. 가령 그는 97년 한 부흥회에서 “목사는 원래 교회 감독자이기 때문에 목사가 다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 아 영혼도 죽이고 살릴 권한이 있는데 돈 쯤이야. 어. 여러분의 영혼도 그 입에서 나오는 말로 죽이고 살리는데 돈 쯤이야”라고 목사의 영적 권한을 강조하는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한바 있다.

윤 목사는 연세중앙교회가 운영하는 흰돌산 기도원 부흥회에서 지극히 신비적인 경향의 설교도 했다. 가령 모친이 목을 매 자살했지만 자신이 2시간 동안 간절하게 기도했더니 마치 나사로처럼 살아났다고 말했다. 또 역시 모친이 마을 사람 전부를 죽일 정도로 독한 쥐약을 밥에 비벼서 먹었지만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살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그 외도 국회의원 선거 일자를 알고 있는 것조차 굉장히 세속적 삶을 사는 것처럼 지적하는 등 마치 세상과 분리되어 성경만 읽고 교회에 충성하는 것을 자칫 기독교인의 바람직한 삶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받았다.

한편 한기총 이대위 한 관계자는 “윤 목사의 2003년 송구영신 예배 설교는 그의 양태론적 신학을 또 한 번 확인해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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