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신문 사장 재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원삼 장로(왼쪽)와 서정태 목사(오른쪽)가 공명선거 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기독신문사(이사장 김삼봉 목사)가 법원의 조정을 받아들여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사장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했다. 신문사 안팎에서는 사장 재선거가 40회기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고 경악하면서, 이사회가 부정선거 논란의 일정 부분을 인정하는 치욕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선거에는 지난 번 경합을 벌였던 4명 가운데 현 사장 심판구 장로(동명교회)를 비롯해 김원삼 장로(덕림교회), 서정태 목사(경암교회)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박정하 장로(대전중앙교회)는 재선거에도 여전히 혼탁할 것이라고 염려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실행이사회는 1월 4일 회의에서 오는 13일 오후 1시 총회회관 7층 여전도회관 강당에서 사장 재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한 표 차로 낙선한 김원삼 장로는 선거 직후 불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검표 및 사장직무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재선거를 제안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이사회 측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행이사회는 법원의 조정이 교단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항의하는 한편, 김 장로를 설득했으나 실패로 돌아가 재선거를 실시하게 됐다.

1차 투표 당선자인 심판구 현 사장과 김상봉 이사장 및 실행이사들이 신문사 정상화를 위해 재선거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몇 교단 관계자들은 재선거 실시를 부정의혹을 일부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기 김백경 목사(전주평안교회)는 "총회 100년 역사상 처음있는 수치스러운 일이다"고 밝혔다. 이경원 목사(혜성교회)는 재선거를 환영하면서도 "부정선거 책임자들의 분명한 회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 감사부장 오임종 장로도 "신문사 정상화는 부정선거를 인정하기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문사 안팎의 여론을 의식해 실행이사회는 재선거를 투명하게 치르고,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출마자들에게 서약 받았다. 임원회에 의해 구성된 공명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하태초 목사)는 공고에서 금품제공은 물론 식사접대로 금지하면서, 부정행위자는 당선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피선거권과 이사직을 박탈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는 1월 6일 지난 선거에서 표를 얻은 4명을 불러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공명선거를 위한 서약서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박정하 장로를 제외한 3명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약서에 서명했다. 개인 사정으로 선관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심 장로도 참여의사를 밝히고 사후 서약서에 서명하기로 했다.

서약서는 △금품제공 등 부정행위 않겠다 △부정행위 적발되면 어떠한 처벌도 받는다 △선거결과와 이사회 결의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이의 제기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박정하 장로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똥물 묻히려고 또 출마하겠느냐"며 지난 선거가 금품 선거였음은 물론, 이번에도 깨끗한 선거가 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제기했다. 아무개 이사는 "과거 행적이 깨끗하지 못한 인사가 선관위에 포진했다"며 "서약서의 내용이 특정 세력을 밀어주는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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