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신본주의에 의해 통치된다"란 말을 둘러싼 논쟁이 요즘 교계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일부 장로들의 문제제기로 징계국면까지 치달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입장에서부터 출발한다.

교회의 입장은 이렇다.
"교회는 신본주의에 의해 치리된다. 이들 일부 장로들은 민주주의에 의해 치리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분명히 밝히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곳이며, 하나님으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은 담임목사가 총책임을 지고 관장하는 곳이다. 따라서 담임목사의 뜻에 역행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입장은 담임목사의 뜻은 곧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었다. 과연 담임목사가 이렇게 절대적인 권한을 가져도 되는 것인지, 관심들이 모아지고 있다.

교계의 많은 인사들은 "무수히 많은 교회에서, 특히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가 강한 카리스마로 신앙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교회에서는 담임목사의 절대적인 권한이 신본주의 통치권으로 포장되곤 한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우려는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된 한 목회자는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것과 관련해 한 언론에서 이같이 얘기했다.

"후임자를 정하는 것은 심장이식 수술을 하는 것과 같은데, 체질에 맞지 않는 다른 심장을 이식하면 죽게 되고 만다. 나와 같은 심장을 이식해야 체질에 맞아 살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이 아닌 담임목사의 심장으로 움직여지는 교회, 물론 일부 교회에 국한된 문제라고 할지언정, 이것이 한국교회의 한 자화상이다.

이에 대해 동안교회 김동호 목사는 기윤실과 <복음과 상황>이 주최한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맞습니다. 교회 주인은 사람이 아니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인본주의가 아니라 신본주의가 맞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인이신 신본주의를 하려면, 사람들끼리는 민주주의를 해야만 합니다. 하나님을 빙자한 목회자와 당회가 하나님의 자리와 권위를 대신하여 절대권력을 휘두르면서 그것을 신본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잘못입니다."

담임목사 세습문제는 단순한 세습의 문제가 아니라, 담임목사의 막강한 권한에 의해 움직여지는 교회의 비민주성에서 찾아야 한다.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인간이 들어서는 순간, 진정한 의미에서 이미 교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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