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자 씨의 시위가 청와대로 옮겨 계속된다. 김 씨는 한국교회에 대한 실망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장효희 목사 추락사와 관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앞에서 약 20일간 1인시위를 벌였던 김경자 씨(가명)가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씨는 1인시위를 시작하기 위해 1월 5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지난 12월 27일 병원에 입원한 지 꼭 10일만의 일이다. 김 씨는 일단 집에서 이틀 정도 요양을 한 뒤 다시 매서운 바람이 부는 길거리로 나선다.

"한국교회 이렇게 책임질 사람 없나"

김 씨의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음에도 다시 1인시위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평화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의 무관심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그는 사람들이 급한 불만 끄려 하지 진심으로 책임지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씨는 지난 12월 25일 평화교회 김 아무개 장로와 탁 아무개 집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책임 있는 사람의 공개적인 사과 △피해 보상 등 성의 표시 △이번 사건을 겪은 뒤 뇌경색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소에서 예배를 드려줄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책임 있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면 김 씨의 세 가지 조건은 문제 되지 않는다. 김 씨는 장례식장에서는 모든 것을 다해 줄 것처럼 말하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이 화가 나고 안타까울 뿐이다.

만약 돈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미 법원의 가압류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법적으로 피해보상액을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김 씨의 목적은 돈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한국교회의 진실한 말 한 마디가 중요한 때다.

모 교계단체 역시 평화교회 앞으로 공문을 보내 사태의 해결을 종용했으나 헛수고에 그쳤다. 평화교회는 며칠 전부터 '21일 작정기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추운 길거리로

▲ 평화교회 전경. 평화교회 쪽은 지난 12월 25일 김 씨와 만남을 가졌으나 별다른 해결책을 모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김 씨는 조만간 다시 한번 추운 길거리로 나선다. 청와대 앞 1인시위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화교회 관계자들은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12월 25일 평화교회 대표자격으로 김 씨를 만났던 김 아무개 장로는 "나는 평화교회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나온 사람이다"며 "그 문제는 다른 장로에게 넘어갔으니 그 사람에게 전화해봐라"고 말했다.

"보상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먼저 인간에 대한 예의를 보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해결할 테니 기다려 달라'는 말을 수 없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것도 된 것이 없습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김 씨는 평화교회와 한기총의 무관심 속에 매서운 바람이 부는 거리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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