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의 총회임원 선거법개선연구위원회(이하 연구위)에서 제안한 '제비뽑기'식 선거법이 이번 85회 총회에 보고하기로 되어 있어 그 처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위는 개선의 취지에서 "제비뽑기 이외의 방법으로는 선거운동과정에서 야기되는 금전수수의 작폐를 도저히 근절할 수 없다는 견해에 이의가 없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총회 선거를 둘러싼 부정과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연구위가 제안한 제비뽑기 방식은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발상의 전환은 있다고 보여지지만 또 다른 폐해를 유발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후보자의 자격에서 지역순환제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지역순환제가 그동안 전국적인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있다는 순기능의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총회장의 전국적인 대표성에는 오히려 문제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이것은 해당 순번 지역내에서의 경쟁을 가속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역의 순번이 돌아왔을 경우 그 기회를 놓치면 적어도 3-4년 혹은 영구히 자기 차례(?)가 돌아올 수 없다고 인식하는 잠재적인 후보자들의 과열 경쟁은 그동안 심각한 폐해를 낳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므로 지역순환제는 제비뽑기의 근본취지를 오히려 흐리게 만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후보 선출방법의 문제인데 연구위의 제안에 따르면 회장단의 경우 지역순환제를 전제로 하면서 "다수가 경합할 때 해당지역 총대회의에서 2명까지 제비뽑아 후보로 결정하며 총회는 그 2인을 놓고 제비뽑아 결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금권선거를 최대한 억제하는데 있다면 역설적으로 선거비용의 부담을 무한정 늘임으로써 그 효과를 달성할수도 있지 않을까 주장하고 싶다.

즉 기존의 총대로 구성된 회의나 모임에서의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노회원들이 투표에 동참하는 것이다. 소위 직접 선거를 치루자는 것이다. 노회는 별도로 선거관리위원회를 두거나 아니면 기존의 임원회에서 이 과정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밀실에서 암암리에 자행되어온 부정과 부패가 어느정도 근절되리라 여겨진다.(그래서 총대들은 총회정책 수립과 결정 그리고 상비부 활동에만 전념하도록 하고 선거과정에서의 부정에 휩싸이는 것을 어느정도는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총회장과 부총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대표성을 확보하면서 부정방지의 효과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왜냐하면 연구위가 제안한 다수가 경합할 때 2명까지 후보를 추천한다고 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이미 치열한 선거운동과 금품수수를 조장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인 것이다. 더구나 지역순환제하에서 2명의 복수 추천은 곧 50%의 당선을 의미하므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지역순환제를 고집하지 않고 전국을 4-5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서 1-2인의 후보를 내고 총회에서 제비뽑기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각 권역에서도 역시 제비뽑기로 해야 함을 당연하다). 타 임원의 경우 지역순환제나 지역안배를 고려한 선출방법은 무난할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위가 "총회의 지도자를 하나님이 세우신다는 믿음으로 나아갈 요량이 있다면 제비뽑기를 마다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힌 것처럼 이번 총회에서 또 이것을 거부하거나 연구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하는 것을 통해서 미루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 이상 부정선거로 인해 총회의 위상과 기독교의 이미지를 우리 스스로가 먹칠해서는 안되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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