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 요한복음 4장 24절의 말씀이다.

보통 우리는 예배 행위에 대해서 말할 때, '예배(를) 드린다'라는 표현을 쓴다. 간혹 누군가가 '예배한다'라고 말하면 거룩한 예배를 어떻게 '한다'라고 표현하느냐며 질책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성서에는 분명히 '예배한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물론 표준새번역 등에서는 '예배를 드린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공예배 때에 한국교회가 주로 사용하는 개역성서에서는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면, 예배를 '예배한다'라고 하지 아니하고, '예배 드린다'라고 말하기 시작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두 가지 정도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예배하러 간다'라고 말하면 불경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유는, '한다'라는 말이 높임말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른에게 무엇을 줄 때 우리는 '준다'하지 않고, '드린다'는 높임말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예배'도 높으신 하나님께 '드리는'것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설교에서 '예배 보러 간다'라는 말을 비판하면서 경건하게 '예배 드린다'라는 말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둘째로, '제사(를) 드린다(혹은 지낸다)'라는 말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한국전통에 의해서 예배도 일종의 '제사'로 인식하여 '드린다'라는 말을 사용했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 모두가 '목적어'를 상실한 것이라 생각된다.

첫째로, '드린다'라는 말은 분명 높임말이 맞지만, 예배는 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을 '주는(혹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예배(를) 드린다'라고 하면, '예배행위' 자체가 예배의 목적어가 된다. 이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예배'를 인간 보기에도 화려하고, 멋있고, 격렬하고, 찐(?)하게 해야 하나님께서 예배를 받아주실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성가대의 찬송가가 얼마나 화음이 맞는지, 목사님의 설교가 얼마나 재미있는지가 은혜로운 예배의 관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 '예배'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그렇다면 '예배한다'라는 말은 어떨까? 성서에 기록된 '예배한다'의 표현은 '예배[를] 한다'의 의미가 아니다. '예배한다'는 동사로 되어있고, 그 전에 '주님을' 혹은 '하나님을'등의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즉, 예배는 동적인 행위이며, 이 행위의 목적은 바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성실하심'인 것이다. 그리고, 그 예배를 신령과 진정으로 해야하는 이유는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예배의 겉모양을 보시지 아니하시고, 그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

예배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예배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이 그 목적이 되는 것이다. '주님께 예배를 드린다'라는 말은 높임말을 쓴 좋은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님이란 목적어를 상실한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예배한다'라고 말해야 옳다.

'주님을 예배한다'라고 말하면, 성가대의 찬양이나 목사님의 설교가 예배의 관건이 아니고, 예배하는 개인 개인의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예배의 외모의 화려함과 거룩함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예배의 목적인 '하나님'을 되찾아야 한다.

둘째로, 제사에 대한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사 드린다'라고 하면 주로 조상신에게 제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 제사의 경우 조상의 위대함이나 성실함이 제사의 이유라기 보다는 조상에 대해 갖추어야 할 하나의 예이다. 그리고 대개 제사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보다는 얼마나 크고 좋게 제사를 차리느냐에 따라 조상신을 감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교적인 전통의 영향으로 마음보다는 밖으로 보여지는 것을 더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제사는 정성껏 준비해서 풍성하게 차려내는 것에 의미가 있는 만큼 제사를 드린다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의 예배는 제사와 경우가 다르다. 예배를 잘(?) 해야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미 복 주심에 감사하여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지, 정성껏 예배를 잘 준비해 선물꾸러미를 들고 계신 하나님께 보여드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를 드린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복 받기 위해 드려지는 예배가 아니라, 복 주심에 감사해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예배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동 받은 사람이 하나님의 능하심을 찬양하는 행위이다. 예배의 주체는 사람이며, 예배의 목적은 하나님의 다스림에 대한 찬양이다. 그러므로 예배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예배하는 자의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려지는 포장된 어떤 것이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배의 목적은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예배를 정성껏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예배할 때, 예배의 목적어인 하나님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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