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사건을 보면서 과연 우리 국민은 얼마나 놀라고 무엇을 반성하고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회구조가 양심을 마비시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때이지만 그렇지 않고 있다. 부정행위만 부각되면서 경찰의 형사사건으로만 비춰지고 있는데 교육 당국의 철저한 반성과 대안이 요구된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하는 입시제도, 지나친 경쟁구조나 목표 달성만을 강조하는 교육현실이 인간성을 파괴한다. 어른들의 사회에 만연된 '부정행위'가 사라져가는 모습이 있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부정한 일로 점수 따서 좋은 대학 가려고 하는 행위는 계속될 것이다. 일컬어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취직자리 얻어, 좋은 배우자를 만나 좋은 집에서 사는 일을 추구하는 사회 전반의 체질을 바꾸고 고칠 때가 됐다.

교회의 제도도 신앙인의 양심을 둔화시키고 있으며 지도자에게는 비인간화로 이어지는 부분이 많다. 예컨대 성도는 교회 안에서 설교행위를 거룩한 것으로 인식해 무슨 말을 하든지 아멘하고 받으며, 각종 폭언과 저주를 퍼부어도 설교자의 양심은 전혀 가책이 없다. 목회자가 하나님의 뜻이라며 독재해도 되고 헌금을 자기 마음대로 도용해도 가책이 없고 오히려 잘했다고 버틴다.

교회 안에서는 무슨 싸움을 그렇게 많이 하여 갈라지는지 수없는 교단이 형성되어도 하나님 뜻에 따른다고 저마다 목에 힘을 준다. 예배드리는 자체가 자신을 거룩하게 하는 줄로 착각하게 하여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지도 않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행위 없이 끼리끼리 즐기고 있다.

술집보다는 교회가 많이 있어야 된다고 하면서 마구 들어서는 교회건물은,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각종 소란과 피해를 주지만 교인들은 고개를 뻣뻣이 들고 왕래한다. 너무 제도화돼 있는 교회의 헌금이 실제로 사람을 위해 쓰이기보다는 건물을 짓기에 급급해 당장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이 있어도 무감각하다.

▲ 방인성 목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교인들이 제일 말 많고, 따지기 잘하고, 인색하며 버릇이 없고, 눈치 살살 보며 현실에 밝다. 새파랗게 젊은 목사가 나이 많으신 부모와 같은 어르신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목사라고 대접 좀 해주면 더 우쭐해진다.

교인들도 교회 오래 다녔거나 직분을 갖게 되면 대단한 벼슬자리에 오른줄 알고 목소리가 커지며 위아래가 없다. 식당과 병원에서는 기도한답시고 큰소리로 떠들면서 옆에 있는 손님과 환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예수 믿는 것 티를 내야 속이 시원한지 교회 안에서 직분을 밖에 나가서도 큰소리로 부르고 다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리스도인의 향기는 친절과 봉사와 섬김이라는 것이 어디에 갔는지 찾을 수 없다.

사회에도 인간성 회복 필요하지만 교회가 더 시급하다. 사람됨의 회복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의 신앙 모습과 교회의 제도에 고착된 체질을 고쳐 예수의 인격을 닮는 운동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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