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의 찬가 - 성 프랜시스 (1181~1226)

오 감미로워라 가난한 내 맘에
한없이 샘솟는 정결한 사랑
오 감미로워라 나 외롭지 않고
온 세상 만물 향기와 빛으로
피조물의 기쁨 찬미하는 여기
지극히 작은 이 몸 있음을

오 아름다워라 저 하늘의 별들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은
오 아름다워라 어머니이신 땅과
과일과 꽃들 바람과 불
갖가지 생명 적시는 물결
이 모든 신비가 주 찬미 찬미로
사랑의 내 주님을 노래 부른다.

+ 자연이 들려주는 말 - 척 로퍼 (미국 시인, 1948~)

나무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뚝 서서 세상에 몸을 내맡겨라.
관용하고 굽힐 줄 알아라.

하늘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을 열어라. 경계와 담장을 허물라.
그리고 날아올라라.

태양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른 이들을 돌보아라.
너의 따뜻함을 다른 사람이 느끼도록 하라.

냇물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느긋하게 흐름을 따르라.
쉬지 말고 움직여라. 머뭇거리거나 두려워 말라.

작은 풀들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겸손하라. 단순하라.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라.

+ 모든 것을 사랑하라 - 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 소설가, 1821~1881)

모든 동물과 풀들
모든 것을 사랑하라

네 앞에 떨어지는
빗줄기까지도…

만일 네가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면
모든 것 속에 담긴 신비를
보게 되리라.

만일 네가 모든 것 속에 담긴 신비를 본다면
날마다 더 많이
모든 것을 이해하리라.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너 자신과 세상 전체를
사랑하게 되리라

+ 나무 - 조이스 킬머 (미국 시인, 1886~1918)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에
굶주린 입을 대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여름에는 머리칼에
개똥지빠귀 둥지를 틀어 주고

나무의 품안으로 눈이 내리고
비와는 다정히 어울려 살고

시는 나와 같은 바보가 짓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하느님뿐

+ 나무 - 작자 미상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내 영혼을 심을 수 있다면

나무를 키우는 정성으로
내 영혼을 키울 수 있다면

나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내 영혼을 바라볼 수 있다면

나무가 꽃을 피우듯이
내 영혼이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나무가 노래하고 사랑하듯이
내 영혼이 노래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나무가 하늘을 향해 감사하며 기도하듯이
내 영혼이 하늘에 감사하고 기도할 수 있다면

나무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듯이
모든 것을 내 영혼으로 베풀 수 있다면

오, 하느님!
당신의 사랑으로
내 영혼도 한 그루 나무가 되게 하옵소서.

+ 기억하라 - 조이 하르요 (머스코기 크리크 족의 시인)

네가 태어난 하늘을 기억하라.
밤하늘의 별들, 그 각각의 이야기를 알라.
달을 기억하라.
그녀가 누구인지 알라.

새벽의 먼동을 기억하라.
그때가 하루 중 가장 신성한 시간임을 알라.
해가 서녘으로 지는 순간을 기억하라.
해가 밤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그 순간을 기억하라.

대지를 기억하라.
그 피부가 바로 너임을 기억하라.
붉은 흙, 검은 흙, 노란 흙, 흰 흙, 갈색의 흙
우리는 대지이며 흙이다.

식물들, 나무들, 그리고 동물들을 기억하라.
그들 또한 그들의 가족과 부족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말을 걸어라.
그들은 살아 있는 시이다.

바람을 기억하라.
그녀의 목소리를 기억하라.
그녀는 이 우주의 기원을 알고 있다.
우주의 네 방향과 중심에서 부르는 춤의 노래를

너는 모든 사람들이며
모든 사람들이 너라는 것을 기억하라.
너는 이 우주이며
이 우주가 너라는 것을 기억하라.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이 바로 너라는 것을 기억하라.
언어가 그들로부터 온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 언어는 춤이며, 생명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 어디로 간 걸까 - 이반 라코비크 크로아터 (유고슬라비아 화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은 어디로 간 걸까
새가 가득 내려앉던 숲은
저녁의 고요함은 어디로 간 걸까
우리는 계절의 아름다운 변화를 그리워하는 최후의
낭만주의자들일까
어린 시절 냇가에서 꺾던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하얀 눈은
그것들은 이제 그림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는 것일까
기억해 두자
지구의 얼굴은 우리의 얼굴과 같은 것
우리는 이 소행성의 여행자에 불과하며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음을

+ 마지막 나무가 베어 넘어진 후에야  - 크리족 예언

마지막 나무가 베어 넘어진 후에야,
마지막 강이 더럽혀진 후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당신들은 알게 될 것이다.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 땅을 위한 진혼곡  - 작자 미상, 정연복 역

땅이여,
아직 죽은 것은 아니지만
막 숨이 넘어가려고 하는
그대에게 평화 있어라.

여기 한 노래가 있다.
그대와 나의 장례를 위하여
내 가슴속에 휘갈겨 쓴 노래.

독성이 서린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내일 그대의 몸은 차갑고 무감각하게 되리니,
그때에는 아무것도 이 땅에 남지 않으리라.
나 또한 이 땅에 존재하지 못하리라.

그리하여 그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혹은 그대의 잿빛 얼굴에
한 방울 눈물을 떨구기 위하여,
막 숨이 넘어가려고 하는 그대,
땅을 위하여 내 이 노래를 휘갈겨 쓰노라.

그대는 수없이 많은
비사교적인 자녀들을 낳았지.
그대는 그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을 보며
남몰래 슬픔의 눈물을 흘렸지.
언제부터인가 그들은
그대를 잡아먹기 시작했지.
그러나 그대, 모든 것을 참아 내는 그대는
아무런 저항이나 방해의 몸짓도 하지 않았지.

그대의 품안에서 젖을 빨며
포동포동 살이 오른 그들은
새로운 갈증을 느꼈지.
그대의 신성한 가슴의 피를 빨아먹고픈
그들의 마지막 갈증을.

그들은 태양이 사랑하는 신부에게 입혀 준
녹색 옷을 그대에게서 벗겨 버렸지.
그대의 여린 살 속으로
그들은 날카로운 손톱자국을 새기고,
그대의 상처에서 용솟음치는
피를 빨아먹었지.

그대 자신의 자녀의 죄와 수치라는
무거운 짐 아래,
약탈당하고 추방당하고
머리가 벗겨지고 등이 굽은 그대.
이제 그대는 우주 속에서
홀로 방황하노라.

땅이여, 아직은 죽지 않았지만
막 숨이 넘어가고 있는 땅이여,
그대에게 평화 있어라.

+ 자연을 위한 기도  - 조지 마테슨

생명의 하느님,
다른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깨우쳐 주소서.
그들이 숲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기억하겠나이다.
그들이 도시에서 겪는 푸대접을 기억하겠나이다.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 주신 보호자, 섭리자의 역할을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 주게 하소서.
우리가 들짐승을 잔인하게 대하지 않도록 금지하소서.
존경심에서 나오는 부드러움을 우리에게 주소서.
나보다 약한 피조물을 경애하도록 가르쳐 주소서.
모든 생명의 물줄기는 당신의 생명에서 흘러나오는 것.
생명이란 지금도 우리에게는 신비일 뿐,
우리가 짐승과 새와 친하도록 도와주소서.
그들의 배고픔과 목마름, 피곤함과 추위,
집을 잃고 헤매는 고통에 공감하도록 도우소서.
우리의 기도 속에 그들의 어려움도 끼워 넣도록 도우소서.

+ 자연 - 작자 미상

우리는 자연이다. 오랫동안 떠나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돌아온다.
우리는 풀이 되고, 줄기가 되고, 잎이 되고, 뿌리가 되고, 껍질이 된다.
우리는 땅속에 누워 있다. 우리는 바위다.
우리는 느티나무다. 우리는 빈터에서 나란히 자란다.
우리는 어린잎을 뜯어먹는다.
우리는 야생동물들 속의 두 마리 동물이다.
다른 동물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우리는 바다 속에서 함께 헤엄치는 두 마리 물고기다.
우리는 아카시아 꽃이다.
아침마다 저녁마다 우리는 오솔길에 향기를 뿌린다.
우리는 또한 동물과 식물과 광물의 혼합물이다.
우리는 육식하는 두 마리 매, 하늘 높이 솟아올라 아래를 감시한다.
우리는 눈부시게 빛나는 두 개의 태양, 원을 그리며
스스로 균형을 취한다. 우리는 두 개의 혜성.
우리는 어금니를 갖고 네 발로 숲속을 배회한다.
우리는 먹이를 보면 뛰어오른다.
우리는 오전과 오후에 머리 위에 떠가는 두 개의 구름이다.
우리는 합쳐지는 두 개의 바다,
서로 위에 올라타고 서로를 적시는 유쾌한 파도.
우리는 투명하고, 잘 받아들이고, 잘 스며드는,
또는 잘 스며들지 않는 공기.
우리는 눈이고, 비이고, 추위이고, 어둠이다.
우리는 각자 지구의 자식이고 그 열매이다.
우리는 다시 집에 돌아올 때까지 원을 그리며 돌고 돈다.
우리는 자유가 아닌 모든 것,
우리 자신의 기쁨이 아닌 모든 것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엮은이 :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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