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조용기 목사가 세운 1등 제자 교회', 담임목사 '용역 동원' 및 교회 통장·카드 교체 문제로 시끌"(2022. 2. 17.)에서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 편집자 주
순복음강남교회 교역자들이 수년간 최명우 목사 부부에게 갑질을 당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최 목사는
순복음강남교회 교역자들이 수년간 최명우 목사 부부에게 갑질을 당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최 목사는 "선배 존중 관행이 이어지는 줄 알았다. 크게 후회한다"며 사과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순복음강남교회 대다수 교인이 최명우 담임목사에게 등을 돌리게 된 데는 부교역자들이 폭로한 최 목사 부부의 '갑질' 문제도 한몫했다. 교역자들은 그동안 최 목사 부부의 쇼핑·식사·여행·골프 비용 등을 대납해 왔고, 심지어 미국에서 지내는 최 목사의 자녀가 한국에 와서 자가 격리 중일 때 수십 회나 식사 배달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순복음강남교회 문서선교센터장으로 있는 최 목사의 부인 최 아무개 씨에게 폭언 및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교역자들은 2월 초 '기하성 교단의 목회자님들께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공개했다. A4 용지 64쪽 분량의 유인물에는 △국내외 여행을 다닐 때마다 최명우 목사 부부가 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뒤 교역자들에게 돈을 지불하게 했고 △최 목사의 생일과 명절 등 주요 기념일마다 선물과 축하금을 줘야 했으며 △매해 1월 강원도 묵호항에서 여는 대게 파티 비용도 교역자들이 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교역자들이 수십만~수백만 원을 부담했다고 폭로했다.

억대 사례비를 받으면서 법인 카드까지 쓸 수 있는 최명우 목사가 일부 교역자를 상대로 갑질을 벌인 사실에 교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2월 11일 순복음강남교회에서 만난 김덕환 장로회장은 "갑질 내용은 상상도 못 했다. 이건 영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거다. 우리는 세상 사람과 달라야 한다고 설교하면서 정작 최 목사는 분별 없이 살아왔다.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권사도 "힘없는 부목사님·전도사님에게 돈을 갈취했다는 게 화가 난다. 사례비도 가장 많이 받으면서 왜 돈과 선물을 요구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출교 요청서 위조, 용역 동원에 실망해 폭로
"최 목사, 인사권 쥐고 무언의 압박
직원 카드로 결제 후 교회에 청구 지시도"
한 교역자는 "최 목사님이 갈수록 교인이 줄어드는 이유는 '부교역자가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거다'며 부교역자에게 책임을 돌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 교역자는 "최 목사님이 갈수록 교인이 줄어드는 이유는 '부교역자가 노력을 안 해서 그런 거다'며 부교역자에게 책임을 돌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는 최명우 목사 부부의 갑질을 폭로한 교역자 B와 C를 2월 13일 순복음강남교회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최 목사와 함께한 두 사람은 처음부터 갑질을 폭로할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최 목사가 A 집사의 사기 사건을 피해 가기 위해 출교 요청서 위조를 지시하고, 용역을 불러 총무국을 점거한 것에 크게 실망해 이번 일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증언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나오기 어려울 만큼 세세했다.

두 사람은 교역자 10여 명이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주로 나이가 있거나 '촉탁직'에 해당하는 사람이 최 목사의 갑질 대상이 됐다고 했다. B는 "매해 목회 전략 회의를 할 때면 최 목사님이 '여기는 강남이고, 누구라도 오고 싶어 하는 사역지다', '개인적으로 연락 오는 사람이 많다'는 식으로 말했다. 인사권을 쥐고 무언의 압박을 한 셈인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은 이 메시지의 뜻을 안다. 그분들은 금요일·일요일마다 최 목사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여행도 따라다니면서 쇼핑비와 경비 등을 대신 냈다"고 말했다.

교역자들은 최명우 목사가 평소 골프를 즐겨 했는데 억지로 따라다니며 비용을 지불했다고도 했다. B는 "골프 라운딩을 하러 가도 꼭 교역자들이 쉬는 월요일·공휴일에 갔다. 끝나고 돈을 내는 건 교역자들 몫이었다"면서 "이런 일에 함께하지 않으면 나중에 인사 조치가 일어난다"고 했다.

최 목사 부부가 일부러 법인 카드는 적게 쓰고, 뒤로는 교역자 개인 카드를 이용해 왔다고도 했다. C는 "두 분 모두 법인 카드가 있는데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만 쓴다. 나머지는 교역자 개인 카드를 긁게 한 다음 총무국에서 영수증 처리를 하게 했다. 그런 게 한 달에 수백만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사모님이 문서선교센터장을 맡고 있는데 교회 신문을 만들 때마다 이유 없이 기사를 삭제하거나, 담당자에게 수시로 폭언을 내뱉었다"고도 했다.

최명우 목사 부부는 특혜를 누릴 뿐만 아니라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했다. B는 "하루는 전 교역자가 집합한 적 있는데, 최 목사님이 '너희들은 나를 당회장이라고 부르기 싫은 거냐'고 소리치더라. 한 교역자가 예배 시간에 (최 목사님을) '담임목사'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모든 교역자를 불러 책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C는 "사모님의 경우 운전하는 교역자들에게 '당회장님(최명우 목사)은 조용기 목사님 대하듯이, 나는 김성혜 총장님 대하듯이 모시라'는 말을 수시로 했다. 이 때문에 운전 담당 교역자들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실제 운전을 담당한 교역자 D는 1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조용기 원로목사님과 김성혜 총장님에게 하듯이 대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처구니가 없었다. 교단 내 다른 교회에서도 수행을 해 봤지만 이런 요구와 지시를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B와 C는 최명우 목사 부부가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어느 순간부터 최 목사가 인사권을 쥐고 갑질을 저질렀고, 교역자들이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됐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갈수록 교인이 줄어드는 것을 교역자 책임으로 돌린 적도 있다고 했다. C는 "최 목사님은 '성도가 줄어드는 것은 내 설교 때문이 아니라 부교역자가 노력을 안 했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성도들을 살갑게 챙기고 나를 우러러보게 헌신해야 한다'면서 교인 수 감소는 본인과 무관한 것처럼 말했다"고 했다.

이번 갑질 폭로와 관련해 순복음강남교회 장로회는 "최명우 목사는 1억 7756만 원의 연봉을 수령하고 법인 카드도 별도로 사용하는데, 왜 교역자 개인 카드로 월 400만 원을 결제했는지, 미국 자녀 국제 택배 배송비를 왜 교회 경비로 처리했는지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순복음강남교회 교인들은 최 목사 부부의 교역자 갑질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순복음강남교회 교인들은 최 목사 부부의 교역자 갑질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최 목사, 사과하면서도 구체적 언급 피해
"접대 문화가 부풀려진 것, 교단 관행"

최명우 목사는 2월 9일 입장문에서 갑질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저희 세대는 원로목사님을 성심껏 모셨기 때문에 선배 존중의 관행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교역자들과 함께한 것이다.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관점이 달라지고 있음을 나도 느낀다. 지금부터 철저히 생각을 바꾸겠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최 목사 측 박 아무개 장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장로는 2월 13일 기자와 만나 "최 목사님이 잘못한 것도 있지만 부풀려진 것도 있다. 순복음 교단의 목사·전도사·성도들 간 접대 문화로 볼 수 있다. 관행상 대충 돈은 누군가가 내거나 n분의 1로 내는데 (최 목사님 행동은) 그 관행 범주 안에 있다. 순복음 교단에 100% 다 있는 문화다"라고 말했다. 또 "(최 목사가) 휴가비도 (교역자들에게) 한두 번 받은 것 같다. 다만 통상의 관행인 것이지 갑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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