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의미> / 폴라 구더 지음 / 이여진 옮김 / 학영 펴냄 / 200쪽 / 1만 5000원
<기다림의 의미> / 폴라 구더 지음 / 이여진 옮김 / 학영 펴냄 / 200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속전속결을 추구하는 우리 시대에 갈수록 낯선 개념이 되고 있는 '기다림'을 주제로 성서 인물들의 이야기를 묵상하며 대림절(Advent)의 의미를 톺아보는 책. 영국 신학계 '차세대 톰 라이트(Next Tom Wright)'로 평가받는 폴라 구더(Paula Gooder)가 썼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대림절이 지닌 독특한 '이중적 시선(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를 기다리는 일)'의 특징, 현재를 변화시키는 기다림의 '능동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며 성서 본문을 묵상할 토대를 놓는다. 그 후 △아브라함과 사라 △구약 선지자들 △세례 요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이야기를 차례로 살피며 기다림의 다양한 의미를 묵상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대림절이 우리를 능동적인 기다림의 위치, 곧 '현재'의 순간로 부른다(47쪽)고 강조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그리스도인의 여정에 꼭 필요한 "삶의 방식"(33쪽)으로서 기다림의 기술을 배우도록 초청한다.

"아브라함의 기다림은 신실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기다림이었고, 선지자들의 기다림은 시간의 중첩을 받아들이는 기다림이었습니다. 반면에 세례 요한의 기다림은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 변화는 곧 기다림의 대상이 되는 인물과 사건을 맞이하도록 사람들을 준비시키고, 그러한 준비를 통해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을 뜻합니다. (중략) 세례 요한은 자신이 선포한 회개/방향 재조정을 실천했습니다. 우리도 그가 선포한 회개/방향 재조정을 실천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우리 삶의 중심에 있는 우리 자신을 바깥으로 밀어내야 합니다. 자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이를 보여 준 세례 요한은 표지와도 같습니다. 우리도 그와 똑같이 해야 한다는 표지말이지요." (3장 '세례 요한', 161~162쪽)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아브라함과 사라, 선지자들과 세례 요한 그리고 마리아와 함께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온 분입니다. (중략) 예수님은 우리의 기다림을 완성시키심과 동시에 그 기다림에 놀라움을 안겨 주시고, 우리에게 (끝에 가서야 성취되는) 평생의 기다림으로 향하는 길을 알려 주십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가장 놀랄 만한 일은, 우리가 기다려 온 그분이 또한 언제나 임재하고 계시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에필로그, 197~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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