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ㅅ교회가 성폭력을 저지른 유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려 한다. 법원도 유 목사의 성폭력 사실을 인정했지만, 교회 장로들은 판결은 교회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주 ㅅ교회가 성폭력을 저지른 유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려 한다. 법원도 유 목사의 성폭력 사실을 인정했지만, 교회 장로들은 판결은 교회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전주 ㅅ교회 유 아무개 목사는 8년간 조카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 괴로움에 시달려 온 피해자가 뒤늦게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자, 유 목사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개척·시무해 온 교회에서 사임했다. 유 목사는 구체적인 사임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교회를 떠났고, 교회는 새로운 담임목사 청빙 절차를 밟았다.

피해자와 가족은 올해 6월 유 목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9월 15일 유 목사가 과거 8년간 피해자를 상대로 간음과 강제 추행을 한 건 맞지만, 위자료 채권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선고했다. 위자료 지급 여부와 별개로 법원은 유 목사가 조카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선고 직후 전주 ㅅ교회가 유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한다는 이야기가 새어 나왔다. ㅅ교회 출신인 한 교인은 <뉴스앤조이>에 "교회가 유 목사를 원로로 세우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유 목사가 소송에서 이겼다고 홍보도 한다"며 진위를 파악해 달라고 제보해 왔다.

<뉴스앤조이>는 사실 확인을 위해 ㅅ교회 장로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 아무개 장로는 10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 목사를 원로로 추대하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장로는 "유 목사님은 20년 이상 시무했다. 전 성도가 원하기도 하고, 교회법대로 추대하려고 한다. 명예만큼은 회복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유 목사가 저지른 성폭력을 인정한 걸 아느냐고 묻자, 그는 "그 판결은 ㅅ교회와 관련이 없고, 다 끝났다고 들었다. 평생을 바쳐 헌신해 오셨으니까 (추대)해 드리려 한다. 명예를 회복해 드리는 게 성도의 본분이다"라고 말했다.

언제 원로목사로 추대할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장로는 "최근에 새로운 담임목사님을 뽑았는데, 위임목사 위임식하는 날 원로목사 추대도 같이 하려고 한다. 당회에서 논의한 후 노회에 이야기하고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장로들의 이야기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그들은 "조그만 교회 일에 왜 신경 쓰느냐. 목사님 소송도 다 끝났다", "유 목사님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전주 ㅅ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배광식 총회장) ㅈ노회 소속이다. 노회 임원들도 ㅅ교회가 유 목사를 원로로 추대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한 임원은 "우리도 (이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원로목사로) 올린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임원은 "유 목사는 이미 교회를 사임하고 떠난 분이다. 노회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당사자 유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는 이번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은 ㅅ교회가 범죄자를 옹호하고 있다며 이는 교회·교단 윤리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회가 본을 보이고 선도해야 하는데 범죄자를 옹호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재판부도 분명 (유 목사에게) 죄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가해자가 반성하면서도 살더라도 피해자의 응어리는 풀 수 없을 것이다. 교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더는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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