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단체들이 10월 17일 '빈곤 철폐의 날'을 맞아 주거권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개신교 단체들이 10월 17일 '빈곤 철폐의 날'을 맞아 주거권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개신교 단체들이 오는 10월 17일 '세계 빈곤 철폐의 날'을 맞아 노숙인·임대인 등 주거권 관련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옥바라지선교센터는 1017빈곤철폐의날조직위원회와 함께 14일 서울 중구 오장동에 위치한 서울제일교회에서 '1017 빈곤 철폐의 날 개신교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주거권 약자들은 더 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각성과 개신교인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옥바라지선교센터 이종건 사무국장은 정부가 방역 지침을 이유로 현장 연대를 막아 왔다고 했다. 집회·문화제 등 모든 게 금지됐고 쫓겨날 위기에 내몰린 이들은 더욱 고립됐다는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정부는 약자들이 모이는 것은 막으면서 용역 수십 명이 모이는 강제집행은 그대로 놔둔다. 연대를 막으면 (같은 이유로) 집행도 막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 시대에도 강제집행은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사무국장은 이런 위기 상황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노점상·철거민, 쪽방촌 주민 등 취약한 계층에게는 더 혹독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사무국장은 '빈곤 철폐의 날'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이 빈곤을 불러오는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주목하고 해결해야만 또 다른 재난과 위기가 왔을 때 지금과 같은 불평등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회협 정의평화위원장 장기용 사제(대한성공회) 역시 빈곤을 만들어 내는 사회구조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이 정글 같은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는 누구나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빈곤은 더 이상 연구·체험의 대상이나, 가진 사람이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없다. 성직자와 온 교인이 마음을 모아 빈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소유가 아닌 거주로, 철거가 아닌 상생으로'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빈곤 철폐의 날을 맞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너질 세상이 아닌, 영원한 연대의 세상, 쫓겨남이 없는 하나님나라를 만들어 가겠다"며 "근거 없는 노점 단속과 강제 철거 중단하고 안전한 주거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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