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주요 교단이 9월 정기총회 개최 방식을 하나둘 확정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온라인 총회를 열었던 주요 교단들이 올해에는 대면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8월 24일 현재 수도권과 부산·제주는 거리 두기 4단계,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경우 수백~수천 명이 모이는 대규모 실내 집회나 행사는 불가능하다. 단 기업 주주총회처럼 "기업의 필수 경영 활동 및 공무에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월 중순, 교단 정기총회가 기업의 주주총회와 같이 '공무 및 기업의 필수 경영 활동'에 속한다는 해석을 내리고 한국교회총연합에 이를 통보했다. 이러한 유권해석을 받아든 각 교단은 제한적으로나마 대면으로 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 시선이 부담되긴 하지만, 임원 선거와 안건 처리 등을 위해 대면 회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면 총회는 2019년 이후 2년 만에 열리게 된다. 자신은 2019년 포항에서 열린 예장통합 104회 총회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대면 총회는 2019년 이후 2년 만에 열리게 된다. 자신은 2019년 포항에서 열린 예장통합 104회 총회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소강석 총회장)은 9월 13일 울산 우정교회에서 106회 총회를 연다. 방역 상황이 안정되면 총대 1600명이 함께 우정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울산 지역 교회 3곳에 총대를 분산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총회는 규칙에 따라 항상 오후 2시에 개회하는데, 당일 자정에 폐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예장합동 배광식 부총회장은 8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총회 개최 방식을 놓고 울산광역시청·문화체육관광부·질병관리청과 협의 중이다. 작년에는 오후 2시에 시작해 오후 7시에 끝났는데, 올해는 오후 2시에 개회해 자정쯤 폐회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임원 선거만 깔끔하게 끝나면 그다음부터는 큰 문제가 없다. 그래서 빨리 끝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온 1600여 명이 한 공간에 모이는 만큼 집단감염의 우려도 있다고 하자, 배 부총회장은 "전국 노회에 (총대들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총대들도 대부분 나이가 있어 2차 접종까지 완료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각 보건소에서 PCR 증명서를 받아서 들고 오라고 요구했다. 현장에 자가 검진 키트도 배치할 것이다. 세 가지 조치에 더해 외부인 출입도 최대한 자제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신정호 총회장)은 9월 28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루만 개최하기로 했다. 변창배 사무총장은 "총대는 한소망교회를 비롯해 거룩한빛광성교회 등 3곳에 분산 배치한다. 총대들에게는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또, 총회 전 일주일 이내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대 수는 1500명으로 예장합동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변창배 사무총장은 방역 상황을 감안했다며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했지만,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방안을 택했다"고 말했다.

2020년은 전국적인 유행 여파로 대부분의 교단이 당일 온라인 회의로 총회를 마무리했다. 사진은 2020년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105회 총회. 뉴스앤조이 여운송
2020년은 전국적인 유행 여파로 대부분의 교단이 당일 온라인 회의로 총회를 마무리했다. 사진은 2020년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105회 총회. 뉴스앤조이 여운송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장종현 총회장)은 9월 13일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총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예장백석 관계자는 "오전 10시에 개회해서 하루에 다 끝내려고 한다. 총대 수는 50%를 줄여 받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약 500명이 모이게 된다. PCR 검사는 2~3일 전 모두 의무적으로 받기로 했다. 전면 온라인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올해 사무총장 선거가 있기 때문에 총회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8월 30일 실행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건희 총회장)는 9월 28~29일 충북 청주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총대가 600여 명인 기장은 분산 개최 및 1박 2일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기장 총회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총회장이 시무하는 청주제일교회를 거점으로, 총대를 250명씩 3곳 정도로 나눠 이틀간 개최할 생각이다. 지자체와 철저히 협력하고, 접종 증명서도 확인하려고 한다. 코로나 상황상 총회에 오지 않는 이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박병화 총회장)은 9월 14~15일 경북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총회를 열 계획이다. 박병화 총회장은 "1박 2일로 해야 하는지, 당일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지를 놓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는 총대가 350여 명으로 타 교단에 비해 많지 않지만 최악의 상황이 되면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다. 결정된 것이 없어 정식으로 공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박영호 총회장)은 8월 21일 총회 임원회를 열고 9월 28~30일까지 2박 3일간 총회를 열기로 했다. 총회 관계자는 "날짜만 정해졌을 뿐, 회의 장소나 회의 방식 같은 것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예년처럼 온라인으로 총회를 개최하는 교단도 있다. 한국기독교침례회(기침·박문수 총회장)은 9월 13~15일 강원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총회를 열겠다고 공고했다가, 온라인 총회로 방식을 바꿨다. 박 총회장이 시무하는 대전 디딤돌교회에 본부를 차리고, 전국 30개 거점을 만들기로 했다. 9월 16일 하루 개최할 예정이다.

박문수 총회장은 "식사를 하거나, 회의 후 목회자들이 교제하다가 감염될 수 있다. 요즘에는 무증상자가 너무 많다 보니 만에 하나 감염자가 있으면 순식간에 번지지 않는가. 온라인이 불편하기도 하고 다들 교제하고 싶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교단의 총회 개최 소식에 이재갑 교수(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는 우려를 표했다. 예장통합 소속 교회 안수집사이기도 한 이 교수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특히 교단 총회는 한국교회에 대한 일종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회의이지 않나. 일부 교회가 문제이긴 했지만, 국민들은 코로나 유행 이후 '교회가 정말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 왔다. 게다가 방역을 더 강화해야 하는 추석 전후에 대규모로 모이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민주노총 야외 집회도 못하게 막는 판국에 실내에서 대규모로 회의를 한다고 하면 누가 이해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는 예장합동 등이 추진 중인 '자가 검진 키트'에 대해서도 "돌파 감염의 경우 자가 검진 키트로 잡아내기가 더욱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미네랄 워터, 탄산수, 코카콜라 등에도 양성 반응을 보인 자가 검진 키트 사진을 8월 23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자가 검진 키트는 정확도 문제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사진은 <국제감염병저널>(IJID)에 실린 논문에 나온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안전하게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감염내과 의사 중에도 크리스천이 많이 있다. 하지만 교회나 교단에서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없다. 전혀 물어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 추가(9월 7일 오전 11시)

예장합신은 이번 총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9월 14일 부천 상동21세기교회를 본부로 전국에서 화상으로 총대들을 연결할 예정이다. 기침은 총회를 9월 16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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