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에덴교회 동탄 지교회 설립예배에서 소강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에 있는 화광교회(윤호균 목사)와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의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가 각각 동탄의 상가를 임대해 집회 장소로 사용하면서 동탄신도시기독교연합회(동기연·회장 이주훈)와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동탄신도시 여기저기에 우후죽순 격으로 생긴 개척 교회의 목사들이 힘을 합친 동기연은 대형 교회가 지교회를 설립해 전단지를 대량으로 배포하는 등 세력을 확산하고 있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교회 추방 운동을 벌이고 있다.  

화광교회와 새에덴교회 지교회는 현재 상가의 한 층 정도를 임대했고 교인 수도 미미해 아직 동탄 지역 교회들을 본격적으로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화광·새에덴 교회 담임 목사가 CBS와 CTS에 설교 방송을 내보낼 정도로 자금력과 인지도를 갖고 있고,  홍보 전단지에 다양한 교육과 양육 프로그램까지 소개하고 있어 지역 교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들 교회가 동탄까지 교회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점도 동기연의 반발을 사고 있는 원인이다.  

지역 교회 반발에 직면한 화광·새에덴 교회는 "동탄으로 이사 간 교인들의 요구로 지교회를 세운 것일 뿐, 만약 동탄에 전략적으로 접근했더라면 상가 교회 형식으로 들어오지 않고 땅을 매입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담임목사가 개척교회를 했기 때문에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잘 안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기연이 지교회 설립을 반대하는 서신을 보내도 반응이 없던 화광교회는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자 동탄 지성전을 차츰 독립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새에덴교회는 동탄 지교회라고 쓰인 간판을 기도처로 바꾸는 등 태도 변화를 보였으며, 앞으로 계속 기도처 형태로 예배공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탄 화광교회, 자립하는 대로 독립시킬 것

▲ 화광교회 동탄 지교회 설립예배에 윤호균 목사가 사회를 보고 있다. (화광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5월 경 화광교회가 지교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5월 22일 동기연은 윤호균 목사에게 '동탄 지교회 설립 중단'을 촉구하며 22개 교회, 26명 목회자의 서명이 담긴 서신을 보냈다. 동탄 화광교회는 동탄신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상가 한 층을 임대, 200평 가량의 예배당과 100평 정도의 교육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7월까지는 용인 본교회의 교인 50여명이 이곳까지 와서 10여 명의 현지 교인들과 함께 원정예배를 드렸다. 

윤호균 목사는 7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화광교회 동탄 지교회를 독립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목사가 주일 오후에 동탄에 와서 설교하는 등 지교회로 운영하였지만 "개척 교회 목사들이 어렵다고 하니 조금 빨리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상계동과 수지에 교회를 개척한 후 부목사에게 전권을 위임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윤 목사는 △주일 오후 설교 중단 △본교회와 같이 썼던 주보 독립 제작 △교회 자립시 지원 중단 등을 약속했다. 윤 목사는 "화광교회가 매 달 2000만 원 가량을 지교회에 지원하고 있으며 담임 목사, 행정 목사, 중고등부 전도사, 교구 전도사, 시설관리 집사 모두 6명을 파송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립할 수준이 되면 지원비를 끊고 파송 직원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동탄은 새에덴교회의 14교구 중 하나일 뿐

동탄 새에덴교회 기도처는 동탄 화광교회 지교회가 위치한 상가 바로 옆 건물의 약 37평 짜리 한 층을 쓰고 있다. 그리고 2008년 3월 2일에 지교회 설립예배를 했다. 이 곳 역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도심으로 아파트 단지를 마주하고 있다.

동기연은 3월 12일부터 5월 2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새에덴교회에 서신을 보내 "동탄에 지교회를 세운 것은 대형 교회의 횡포이고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부끄럽고 지탄받을 문제"라고 지적하고 "동탄 지교회 완전 철수"를 요구했다. 동기연은 "소강석 목사의 높은 인지도, 전단지와 주보 배포, 대형 버스 운행 등 물량공세 때문에 힘들다"고 주장했다. 새에덴교회는 동기연과 서신을 주고받는 중에 동탄 지성전을 동탄 기도처로 간판을 바꾸었다.

세에덴교회 교무국장 이종민 목사는 동탄 지역은 새에덴교회의 14교구 중 하나로 다른 교구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일 뿐, 동탄에 전략적인 계획을 따로 세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새에덴교회의 전단지에는 '동탄에서 18분'에 좋은 교회가 있다는 문구가 있다. 지역마다 시간을 달리 표기해서 찍은 것이다. 이종민 목사는 "이것은 지역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표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목사는 "동탄에 지교회를 세운 것은 동탄 지역으로 이사한 50가정 가량의 교인들 요구를 받아들여 기도하고 교제할 공간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50가정 정도가 요구한다면 기도처를 세우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현재 모든 교구에서 화·목요일에 하고 있는 전도를 동탄 지역이라고 제외시키지는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소강석 목사는 5월 7일 동기연에 세 번째로 보낸 답신에서 "동기연 목회자에게 물의를 끼친 사례나 개선사항을 알려주시면 시정할 것이다"라고 밝히고 "성도를 빼앗아 온 적이 있다면 돌려보내고 물량공세가 있다면 멈추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소강석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기연이 힘을 합쳐 이단을 방지하고 신천지나 이슬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지 아군끼리 소모전을 하면 되는가"라고 되묻고 "각자의 구역에서 경쟁력을 갖추어 맞는 전략을 세워야지 텃새를 부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소강석 목사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의 책 <신도시 목회의 성공 키를 잡아라>에서 "(목회자가) 실패한 이유는 대체로 빈약한 재정 기반으로 무리하게 시작한 탓도 있고, 신도시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목회 전략의 부재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신도시에는 대형 교회의 이전이나 기라성같이 걸출한 목회자들이 개척에 진출하기 때문에 평범한 개척 목회자들이 신도시 문화 속에서의 차별화 전략을 구비하지 않고서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 소강석 목사는 "동탄에 다른 뜻으로 접근했다면 분양을 받지 임대했겠느냐"고 말했으나 그는 같은 책에서 "현대인은 임대나 분양이나 그런 것을 따지지 않는다. 옛날에는 임대 교회보다 분양받은 교회를 선호했다. 요즘은 월세 임대라도 넓고 깨끗하고 시원한 장소를 선호한다…그러므로 너무 무리해서 분양만 받으려 하지 말고 확실한 소신만 있으면 적은 돈이라도 월세를 끼고 많은 평수를 임대하여 단기간에 성장시키는 것이 좋다"라고 쓴바 있다.  

이어 소강석 목사는 "미국에서 본당을 크게 짓지 않으면서 여러 개의 지교회를 짓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동기연, 대형 교회 압박하는 등 동탄 교인 사수에 나서

▲ 은혜와진리교회도 2000평에 가까운 종교 부지를 마련했고 머지않아 동탄에 진출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동탄신도시기독교연합(동기연)은 2007년 10월에 창립했으며, 동탄에서 둥지를 튼 지 2년 안팎인 교회가 32개다. 동기연은 화광·새에덴교회와 서신공방이 있은 직후인 2008년 6월에 동탄면에 있던 25개 터줏대감 교회들의 연합인 동탄면기독교연합과 합쳤다. 동기연은 화광·새에덴교회와 서신 공방에서 "면담에 응하지 않거나 철수하지 않으면 인터넷, 신문광고, 언론을 통해 동탄 지교회의 부당성을 제기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담임목사의 대외활동에 물리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동기연이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이 남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탄에 발을 뻗으려는 교회는 이뿐 아니다. 동탄순복음교회는 수원순복음교회 화성성전 바로 옆에 성전을 짓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동탄순복음교회 이재옥 전도사는 "동탄순복음교회가 수원순복음교회보다 먼저 땅을 샀고 건물도 먼저 짓기 시작했다. 수원순복음교회는 동탄순복음교회가 건물을 짓는 동안만 기도처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혜와진리교회(조용목 목사)도 2000평에 가까운 종교 부지를 마련했고 머지않아 동탄에 진출할 예정이다. 동탄 1차 신도시에 사람들이 다 입주하면 12만 명, 동탄 2차 신도시는 28만 명으로 모두 40만 명이 거주할 것으로 보여, 동탄을 둘러싼 교회 간의 갈등이 늘어날 조짐이다. 기존 개척 교회는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한다. 동기연 한 관계자의 말처럼 일부는 "신도시에 와서 교회 한 번 크게 해보려고 했는데 다시 막힌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 동탄순복음교회는 수원순복음교회 화성성전 바로 옆에 성전을 짓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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