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색 선이 고센을 출발하여 누웨이바까지 이동하였다고 하는 루트를 따라 표시된 것이다.
<떨기나무> 저자 김승학 씨는 지나칠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디안 땅을 중심으로 출애굽 여정을 정리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 거리 개념이나 계절, 이동 시간에 무관심해 보인다. 사실 성지 순례를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무관심하게 특정 장소를 순례하는 것도 현실이다. 성지순례자들에게서 성경의 땅의 시공간 속에 들어서보는 그런 진지한 사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출애굽 당시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것도 아주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걸어서 이동하였다.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만이 낙타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걸어서 가든 낙타를 타고 가든 일반적인 경우 하루 이동 거리를 20킬로미터나 많아야 30킬로미터로 계산했다. 게다가 날씨와 기후, 지리적 환경에 따라 달라졌다.

고센을 출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곳 누웨이바까지 '사흘 길을 걸어' 이곳에 도착했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는 억지스런 추론일 뿐이다. 고센 땅 라암셋을 출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누웨이바 홍해까지 400킬로미터를 걸어서 사흘 만에 왔다고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이나 마차를 타고 이동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길은 4~5일은 족히 걸렸을 거리다. 물론 그 시절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을 탔을 가능성은 없다. 그것도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이나 나귀·낙타를 타고 이동했다고 주장할 수 없다.

호렙산에서 세일산을 지나 가데스바네아까지 열하루 길(신 1:2)이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 알라우즈에서 가데스바네아까지는 한 달은 족히 잡아야 할 멀고 험한 길이다. 가데스 바네아의 위치는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접경 지역 가까운 쪽, 오늘날의 이집트 영토 안에 있는 에인 께데스 지역이나 그곳에서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에인 꾸데이라트를 지목하는데 대부분의 학자들도 이 같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펴가면서 자연스럽게 가데스 바네아의 위치를 페트라 인접한 곳으로 언급한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왕국 시대의 이스라엘 경계 설명과 배치된다. 민수기 34장을 보라. 특별히 남쪽 경계를 묘사하면서 "너희 남방은 에돔 곁에 접근한 신광야니 너희 남편 경계는 동편으로 염해 끝에서 시작하여 돌아서서 아그랍빔 언덕 남편에 이르고 산을 지나 가데스 납방에 이르고 또 하살에달을 지나 아스몬에 이르…"고 있다(민 34:3~4)고 적고 있다. 가데스 바네아가 페트라 인근 지역에 위치한다면 에돔 왕국의 대부분의 영토를 이스라엘 땅에 포함시키는 성경해석의 오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에스겔 47장 19절에서 이스라엘의 남쪽경계가 가데스라는 언급이 있다. 이스라엘 왕국역사상 이스라엘 남쪽 경계가 사우디의 미디안지역까지 내려간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저자는 이스라엘 영토가 요르단의 남부 에돔 지역은 물론 사우디 북서 해안 지역을 포함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민수기 20장 16절에는 가데스가 에돔의 변방 모퉁이 한 성읍이라고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다.

가데스가 만약에 저자의 주장대로 알라우즈산 아래에 있었다면 에돔의 영역이 미디안지역까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또 다른 주장이 되는 것도 허점이다. 민수기 13장 22절에 보면 점탐꾼이 가데스에서 하맛 어귀까지 정탐하는데 40일(25절)이 걸렸다고 하는데 알라오즈산 옆의 가데스에서 정탐했다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성경상의 다메섹) 북쪽 하맛 근처까지 가는 데만도 족히 40일은 걸렸을 것이다.

김동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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