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복음에 대한 비판적 변증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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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서구정신사와 인문학의 눈으로 기독교 복음을 비판적으로 변증하는 기독교 문화철학자이자 사상가다. 그는 2006년 튀빙겐대학 신학부 시상식 인터뷰에서 "복음서는 신화의 죽음이다"라고 주장했다. 신화는 집단적 폭력과 그 희생양을 은폐하는 '거짓말'이며, 기독교 복음은 그 은폐된 희생양 메커니즘을 폭로하고, 희생당한 자의 관점에서 기록되었다고 말한다. 르네 지라르는 어거스틴에서부터 파스칼에 이르기까지 기독교회의 정통적인 신앙고백에서 출발해서 '창세로부터 감추어진 것들'과 '문화의 기원'을 '해독'하려고 노력한다. 튀빙엔에서 신학부문 베스트셀러였던 지라르의 책,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의 독일어판 부제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변증'(Eine kritische Apologie des Christentums)이었다. 그는 "(제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제 연구결과가 나를 이렇게 인도했기 때문"이라는 실존적 신앙고백을 하면서, 신비로운 회심의 체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라르의 명작 <폭력과 성스러움>(La Violence et le Sacré)

1973년 프랑스 아카데미상을 받은 <폭력과 성스러움>(1972)은 당시 '인류 정신사의 위대한 발견'으로 평가받았고, 앞으로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지라르의 명작이다. 르몽드지는 당시 이 책으로 인해서 서구정신사에 '하얀 십자가'가 다시 들어왔다고 논평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수능시험 논술 필독서로 선정될 만큼 인문학의 고전으로 남을 작품이다. 

<문화의 기원>(2004)과 <창세로부터 감추어진 것들>(1987)

'문화의 기원'을 해독했다는 르네 지라르의 주장은 새로운 거대담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모방 욕망, 희생양 메커니즘, 그리고 기독교 복음에 대한 비판적 변증으로 요약되는 르네 지라르의 미메시스 이론은 단순한 것 같지만 매우 복잡하며, 원시문명으로부터 후기자본주의 사회까지 그 연구범위가 참으로 넓다. 모방 욕망과 희생양 메커니즘에 대한 영감적 성찰을 통해서 발생학적으로 역추적해서 해독하는 <창세로부터 감추어진 것들>(Things hidden since the foundation of the world, 1987, 마 13:35)과 <문화의 기원>은 이미 복음서에 계시되어 있다고 지라르는 고백한다. 자신은 그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인문학과 기독교 그리고 기독교 복음의 르네상스

지라르는 이탈리아 포스터모던 철학자 바티모(G. Vattimo)와 만나 토론 중에 '기독교 복음의 르네상스'에 대해서 예견한 적이 있다. 지라르의 인류문화에 대한 발생학적 기원론과 기독교 복음의 문명사적 가치에 대한 변증론은 기독교 복음의 인문학적 지평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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