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피고 교인 1명은 20여 명의 장로들과 오정현 목사를 혼자 상대했다. 바깥에서는 왜 방청을 막느냐며 교회와 갱신위 교인 간에 충돌이 일어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 권징 재판을 시작했다. 교회는 11월 1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초 예배당 남측 건물 10층 반석홀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갱신위 교인 30명이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엘리베이터가 10층에 서지 않도록 시스템을 조작하고, 9층이나 11층에 내려 계단을 이용하라고 공지했다. 출입구를 10층 계단 출입문 하나로 통일하려는 것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입구에서 기소장을 지참한 재판 당사자들만 들여보냈다. 재판을 공개하라는 갱신위 교인들과 이를 막는 교회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경찰이 출동했다.

재판에 출석한 교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대기실에 있다가 한 명씩 재판 장소로 들어갔다. 재판 장소에는 기소위원 역할을 맡은 치리장로 두 명, 재판회 회장인 오정현 목사, 재판회 서기 장로가 앉아 있다. 주위로 사랑의교회 당회원 장로 20여 명이 배석해 있다. 녹음을 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를 수거했다.

<뉴스앤조이>는 재판을 마치고 나온 교인들에게 안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물었다. 교인들은 재판을 진행하는 장로들이 말을 많이 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했다. 1명당 5분에서 10분 정도 변론 기회가 주어졌다. 오정현 목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집사 / 장로들이 왜 강남 예배당에 남아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기도회하는데 장로들이 와서 한 번이라도 예배 인도해 봤느냐. (오정현) 목사님이 와서 교인들이 기도회 하는 거 본 적 있느냐. 오정현 목사가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 여기는 목자의 심정으로 목회하겠다'더니 권징 재판은 왜 하느냐. 담임목사는 가장 아닌가. 가장이 자식을 버릴 수 있느냐"고 했다. 오정현 목사가 "나도 몇 번 가려고 했는데 중간에서 나를 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얘기했다.

한 장로가 "목사님은 충분히 회개하셨는데 왜 계속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다음 사람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로 말을 길게 하지 못하게 했다.

B 집사 / 강남 예배당에서 기도회 여는 것을 문제 삼더라. 그래서 "교단 헌법에 보면 교인들이 모여 기도할 때 당회가 인도하도록 되어 있지, 허락받고 기도회 열게 되어 있지 않다. 성경에도 두세 사람이 모여 누구든지 기도할 수 있고 그때 하나님이 응답하신다고 되어 있지 않느냐"고 했다.

답변 마치고 나오는데 오정현 목사가 문 앞까지 따라와서 "교회가 이렇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정확하게는 못 들었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분명히 했다.

C 권사 / (사랑의교회에) 십일조를 내지 않고, 서초 예배당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예배는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이 있는 곳에서 해야 하는데 여기는 계시지 않은 것 같아서 예배할 수 없다. 하나님이 거짓과 불의와 같이 계시지 않는데 어떻게 여기서 예배하느냐"고 말했다.

그랬더니 어떤 장로가 "성령님이 사랑의교회에 계시지 않으면 어떻게 새생명 축제 때 2,400명이 예수를 주로 시인할 수 있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그분들도 사랑의교회 사태를 정확히 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재판회장으로 앉은 사람(오정현 목사)이 우리에게 '예수가 모든 문제의 답이다. 예수로 만족하며 살아라'고 했는데 그분은 그렇게 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고 나왔다.

D 권사 / 나한테는 "어떻게 순장장까지 한 사람이 강남 예배당에 가느냐. 불법인 거 모르냐"고 물었다. 당회가 불법으로 규정했다더라. 한 장로는 "길 건너편에 대법원이 있지 않나. 법을 준수해야지, 교회 법을 준수하지 않으먼 어떡하느냐"고 한다. 대법원은 사람을 죽이는 데지만 사랑의교회는 생명을 살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오늘 영적 사형당하러 왔는데 무슨 말이냐"라고 했다. "맞긴 맞는 말이네"라고 하더라.

"나는 공정한 재판을 원한다. 그런데 재판회장 오정현 목사가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 이 재판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다" 했더니, 오 목사 얼굴이 상당히 나빠지더라. 이제 그만 나가라고 하기에 "나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재판이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끝낼 수 없다. 더 많이 물어봐 달라"고 했다. 에스겔서 3장 보면서 양심이 찔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사랑의교회가 강남 예배당에 모이는 갱신위 교인들에 대한 징계를 시작했다. 갱신위 교인 권징을 반대하는 집회가 11월 19일 교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재판 장소 밖에서는 치리 대상자들을 응원하러 온 갱신위 교인들과 서초 예배당 교인들이 충돌했다. 재판 시작 약 1시간 전부터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사랑의교회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고, 재판에 출석하는 교인들을 응원했다.

교회가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자 갱신위 교인들은 반발했다. 9층 입구에는 '안전'이 새겨진 형광 조끼를 입은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채증용 카메라를 들고 출입을 통제했다. 사랑의교회 여성 교인 20여 명도 이들과 함께 주위에 둘러섰다. 이들은 "소환장이 있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들어가려는 교인들과 막는 이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찰도 출동했다. <뉴스앤조이> 기자는 재판 방청이 되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한 교인은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고는 소속을 확인 후 방청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사회 법정에서도 재판은 비공개로 하지 않느냐"고 했다. 기자가 "사회 법정은 방청석이 다 있고 재판도 비공개로 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전 조끼를 입은 교인들은 "너 뭐야"라며 카메라를 손으로 막고 기자를 향해 삿대질하면서 취재를 방해했다.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왜 왔느냐"며 나가라고 화를 냈다.

사랑의교회 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취재를 막고 막말을 한 교인들을 대신해 사과한다며, 추후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재판 결과도 브리핑하겠다고 말했다. 저들을 교회 차원에서 동원한 것은 아니고, 자원봉사하는 교인인 것 같다고 했다. 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어제(18일) 재판을 연기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고, 오늘 진행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난 오후 8시 30분 현재, 10여 명이 아직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재판은 10시쯤 끝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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