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담임목사로서 첫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원로가 된 김삼환 목사는 설교 대신 1~3부 예배 축도를 담당했다.

11월 19일 3부 예배 시작 5분 전,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가 강단에 올라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최기학 총회장) 로고가 새겨진 똑같은 가운을 입고 있었다. 두 목사는 나란히 무릎을 꿇고 의자에 엎드려 기도했다. 김삼환 목사는 평소 자리에, 김하나 목사는 바로 옆에 앉았다.

김하나 목사는 전도서 12장 9-14절을 본문 삼아 '오직 주님'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오직 주님'은 명성교회 로고에 적혀 있는, 교회가 모토로 삼고 있는 말이다. 김하나 목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하나님 말씀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라는 말로 설교를 시작했다.

"원래 우리 명성교회가 갖고 있는 본질적인 신앙 '오직 주님'을 생각한다. 우리는 다시 그것을 붙잡는다. 1980년 명일동 사거리에서 시작한 이 작은 교회는, '오직 주님'의 뿌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뿌리를 바꾸지 않았고 뿌리를 끊어 내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이 뿌리는 절대로 뽑히지 않을 것이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김하나 목사는 오직 하나님을 경외할 때에만,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주일 오후 목사·장로님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면, 하나님이 저희에게 마땅히 평안과 기쁨을 허락해 주실 것'이라 말했다"며 "누군가의 목소리를 막음으로써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할 때 그 소리조차도 사라질 줄 믿는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큰 소리로 "아멘!"을 외쳤다.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된 김하나 목사가 11월 19일 열린 주일예배에서 첫 설교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평소 김삼환 목사가 담당하던 교회 소식, 헌금 기도 등도 모두 김하나 목사가 맡았다. 교회 주보에도 지난주와 다르게 '원로목사 김삼환'이라는 구절이 생겼다. 김하나 목사는 목사 명단 제일 앞에 이름을 올렸다. 결단의 찬양 때 사회를 본 부목사와 손을 잡고 찬양하던 김삼환 목사 좌측에 김하나 목사가 손을 잡고 섰다. 김하나 목사는 김삼환 목사가 움직일 때마다 연신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찬양을 마친 뒤 축도를 위해 강대상에 오른 김삼환 목사는 "원로목사가 축도는 계속할 수 있게…"라며 뒤에 서 있는 김하나 목사를 쳐다보자 김하나 목사와 교인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김삼환 목사는 "오늘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라는 설교를 들었다. 그동안 내가 다 전하지 못한 것을 하나 목사가 잘 설명해 줬다"고 말했다. 설교가 너무 일찍 끝났다며 다 함께 찬양 한 곡을 더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예배는 평온한 가운데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다. 예배를 마친 뒤 김하나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하나 목사는 주일예배 1부부터 5부까지, 저녁 찬양 예배, 수요 예배 등 앞으로 명성교회 설교를 담당한다.

'명성교회 세습 반대' 시위를 해 온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11월 19일에도 시위를 이어 갔다. 시위대는 피켓을 들고 교회를 오가는 교인들을 향해 "세습을 돌이키라"고 외쳤다. 대부분 교인들은 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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