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은 한국교회 연합, 평창 올림픽 성공적 개최 등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 기도회'가 11월 12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다. 북한 핵실험 등 안보 위기와 전쟁 위협에서 한국을 구해 달라고 기도하는 자리였다.

북한 핵실험 발표가 있던 10월 초, 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대규모 기도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대표대회장을 맡아 추진했다.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장종현 목사(백석대학교),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등도 대회에 참여하고 순서를 맡았다.

애국가로 기도회가 시작됐다. 순서를 맡은 목회자들은 위기 상황일수록 기도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설교를 맡은 김장환 목사는 "대한민국 죽지 않았다. 한국교회 죽지 않았다. 한국 목사님들 죽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고 오뚜기처럼 일어날 것이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침몰하고 있다. 한국에 교회 3,000개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기도하면서 일어설 때가 된 줄로 안다"면서, 느헤미야나 다니엘, 모세 같은 이들처럼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기도회 메신저로 이영훈 목사와 오정현 목사가 나섰다. 이영훈 목사는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만군의 여호와가 함께하신다. 문제의 해결자, 치료자 하나님을 보는 여러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장환 목사는 6·25 당시 매일 9시에 기도하는 어머니를 믿고 전선에 뛰어든 한 미군의 예화를 들며,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오정현 목사는 한국이 남북통일로 제사장 나라가 되어, 세계 선교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오정현 목사는 "한국은 통일되어 전 세계적 제사장 나라가 되어야 한다. 복음의 능력으로 남북통일과 세계 선교를 제사장적 관점에서 이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남한의 선교적 영성과 북한의 순교적인 영성은 우리 앞에 버틴 여리고성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이후 소강석 목사가 합심 기도를 인도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는 조국의 풍전등화 위기 속에서 무릎 꿇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한국교회 욕을 먹고 있다. 비난받고 있다. 물론 우리 교회가 잘못한 것도 있겠지만 시대의 정서와 논리도 문제"라며, 이럴 때 교회가 먼저 회개하는 모습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소 목사의 기도 인도에 따라 무릎을 꿇거나 두 손을 들고 기도했다. 김장환 목사, 정세균 국회의장, 김삼환 목사 등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든 채로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핵과 전쟁의 위협에서 민족을 건져 달라고 기도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평화통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기도회를 인도한 소강석 목사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기도한 한국교회를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기도회가 끝날 무렵 소강석 목사가 이번 대회를 추진한 김삼환 목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잘해 왔지만 항상 보수와 진보 연합이 잘 안됐는데, 이번 기도회에는 양쪽이 다 모였다. 그러므로 통일이 될 줄로 믿는다. 우리는 이제 남북도 하나 될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정치인·기업인이 다수 참석했다. 해외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교인들의 기도가 하나로 모아져 우리나라와 민족이 더욱 융성하고, 이 땅에 평화가 이뤄지길 소망한다"는 내용의 축사를 보냈다. 개신교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격려사를 전했고, 김진표 의원(국회조찬기도회장·더불어민주당), 안상수 의원(국회조찬기도회부회장·자유한국당)은 기도를 인도했다. 이준 전 국방부장관과 이봉관 장로(서희건설 회장), 두상달 장로(장로한국기독실업인회 회장) 등도 순서를 맡았다.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조배숙 의원(국민의당)도 기도회에 참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김삼환 목사, 장차남 목사 등이 합심 기도 시간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기도회에는 대형 교회 교인이 많이 참석했다. 이들은 주로 전세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집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 팻말이나 교회 현수막을 따라 이동해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꽉 찼고,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 교인들도 지정 자리를 채웠다. 주최 측은 당초 1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6만 9,950석 규모의 올림픽주경기장은 일부만 채워졌다.

기도회는 신경하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의 파송의 말씀과 림인식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한편,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기도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올림픽주경기장 입구에서 김삼환 목사 부자 세습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세습은 탐욕이다. 한국교회 평화를 위해 세습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명성교회 교인들을 비롯한 여러 교회 교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주경기장으로 들어갔다.

7만여 명을 수용하는 올림픽주경기장은 일부만 채워졌다. 주최 측은 당초 10만 명 참여를 예상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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