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일조는 다른 복음이다> / 박창진 지음 / 진리와생명사 펴냄 / 198쪽 / 1만 원

이 책에서 저자는 십일조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십일조에 대한 성경의 원칙에 입각해서 소속 교회를 건강하고 성경적으로 세워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 그간의 십일조의 전통과 유전의 고리를 끊고 성도 개개인이 교회 개혁을 추구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언약에 대한 깊은 이해로서, 십일조를 바르게 평가하기 위한 예비 작업으로 언약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한다.

2장은 피상적인 율법 이해 벗어나기로서, 1장의 연속선상에서 율법을 다루되 십일조가 율법의 하나였던 탓에 율법의 본질에 대한 참된 인식을 하는 것을 필수적인 수순이라고 본다.

3장은 완전하게 된 율법으로서, 예수에 의해 완성된 율법 즉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율법 달리 표현하면 성령의 (율)법을 기초적으로 다룬다. 전반부 세 장은 성도들에게 퍼져 있는 율법에 대한 산발적인 이해를 지양하고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

4장과 5장은 각각 십일조에 대한 성경적 평가와 십일조 개혁을 통한 교회 개혁으로서, 십일조가 오늘날에 와서 다른 복음이라는 것을 규명한다.

이 책의 주된 의도는 4장과 5장에 있으므로 여기를 중심으로 중핵이 되는 논지를 소개하고(인용 표시는 곳에 따라서 생략한다) 간략한 소감을 부기한다. 우리는 말라기에서 강조하는 십일조 준수를 거부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율법 시대에는 당연한 의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율법은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된 시대이므로 십일조는 오늘날의 교회에는 유효하지 않다.

예수 당시에만도 예수님은 십일조를 언급하셨다. 바리새인들은 십일조를 했으며 예수님도 공생애 이전에는 십일조를 하신 것으로 보인다. 십일조는 아주 특별한 율법이 아니라 다른 모든 율법 조항과 같은 조항일 뿐이다. 율법이 폐해질 때 십일조도 폐해졌으므로 십일조의 율법은 예외라고 규정할 근거는 아무데도 없다. 따라서 신약의 교회는 십일조의 율법을 지킬 의무가 없다.

"율법의 십일조가 신약의 교회에게 이어진다면 당연히 언급되어 있어야 한다.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십일조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가르쳐야만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단 한 번의 언급도 없다는 사실은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지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예루살렘 교회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요청에서도 십일조가 언급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방식이 십일조이다.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십일조를 걷게 하고 바울 사도가 그것을 가져가면 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그런 요청은 없다(98쪽)."

그렇다면 십일조의 정신을 따르는 것은 어떤가? 모든 소득과 물질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정신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교회에서 십일조를 위시한 많은 종류의 헌금을 하면 안 되는가? 그 정신은 이어받자는 뜻은 갸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논리라면 십일조 헌금뿐만 아니라 주일헌금, 감사헌금, 선교헌금 등의 모든 헌금이 다 그러한 정신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십일조 헌금만 유별난 것으로 대우되어서는 안 된다. 요점은 십일조의 정신이 십일조 준수의 논리적 이유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재정적 이유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교회의 재정 확보에서 십일조는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십일조의 유용성이 십일조 준수의 이유가 된다. 그러나 십일조의 유용성을 앞세우는 것은 율법의 유용성을 앞세워 율법의 준수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 율법 준수를 그런 이유로 요구할 수 없듯이 십일조를 그런 방식으로 요구할 수 없다. 이 점을 잘 이해할 때 십일조 요구 자체가 범법 행위일 수 있다는 깨달음이 올 것이다. 한국교회의 좋은 전통이라고 간주된 것이 논리적으로 재정적으로 아무런 성경적 원리에도 입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치명적 사실이다.

십일조의 정신은 원래가 땅을 기업으로 받지 못한 레위인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를 돕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목적을 위해서 교회는 어떻게 헌금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십일조의 정신을 계승하고 완성하는 헌금 행위이다. 한국교회는 십일조가 교회 재정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웃 구제나 선교를 위해서 사용하는 액수는 조족지혈이라고 할 수 있다. 구약의 말라기에 나오는 십일조 도둑질이 현대의 지금 한국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십일조 헌금 전액을 그 정신을 회복한다는 결의를 가지고 이웃과 사회의 정의와 자비와 신의를 위한 구제 헌금으로 돌리는 십일조 완성 혁명이 필요하다.

과연 십일조를 개혁하려는 교회가 나올 것인가? 한국교회는 먹을 것 이상의 물질을 의의 열매를 거두기 위해 씨로서 헌금하고 사용할 것인가? 한국교회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사람과 전통의 유전인 십일조를 폐지 선언할 것인가? 이를 위해서 저자는 한국 성도들이 부활의 신학적 의의를 분명히 깨닫고 거기서 삶의 교훈을 얻으며 속죄 제사를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주적 통치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행자로서 부활 신앙으로 그 직무를 철저히 육화하고 수행하는 기본 도리에 충실히 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신자들 한 명 한 명이 십일조가 다른 복음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주체적으로 움직일 것을 권면하고 있다. 말씀 사역자들은 진실을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며 이 한계는 평신도들에 의해서 깨뜨려질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한다.

끝으로 저자는 한국교회가 십일조에 붙들려서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십일조를 받아서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는 일종의 맘몬 숭배 의식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십일조의 개혁은 한국교회의 사회적 진보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비록 책의 내용 전부를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읽어 가면서 교회의 현실과 성도의 교회 내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의문과 고민들을 평이하고도 진솔하게 언급했다는 인상을 받았고 갈등하는 성도들의 내면적 질서를 정리해 줄 수 있는 성경의 원칙과 지침들을 제공하고 있기에 십일조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신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류의근 / 신라대 철학과 교수, 성서부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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