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사학연구원가 이종윤 목사의 설교를 연구, 발표했다. 그 결과는 '또 하나의 칼빈'으로 칭송할 수 있는 무결점 설교가라는 것. ⓒ뉴스앤조이 주재일
이종윤 목사(서울교회)의 설교를 연구한 신학자들이 10월 25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학자들의 연구 결론은 '또 하나의 존 칼빈'(서중석 교수), '십자가를 진 설교가'(김세광 교수), '정직한 설교를 하는 목사'(이상규 교수)로 요약할 수 있는 한국 최고의 설교가.

▲ 연구대상에 오른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 ⓒ뉴스앤조이 주재일
한국교회사학연구원(원장 민경배)이 주최한 '제9회 한국교회 설교가 연구-이종윤 목사의 설교와 신학' 심포지엄에서 서중석(연세대 대학원장·신약학), 김세광(서울장신대 예배학), 이상규(고신대 역사신학) 교수가 각각 '이 목사의 설교와 수사학', '이 목사의 설교와 신학', '이 목사의 교회건설과 설교'를 주제로 발표했고, 문성모 총장(대전신학대)이 논찬했다. 500명이 넘는 청중은 강연이 끝날 때마다 뜨거운 박수 갈채로 화답했다.

이날 연구 대상인 이 목사는 영국 성 앤드류스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교수, 전주대학교 총장을 지낸 학자 출신 목사. 지금도 연세대와 장신대 객원교수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 예장합동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다 석연찮은 이유로 사임하고 지금의 교회를 개척했다.

서중석, "칼빈이 예언자이듯, 이종윤 목사도 예언자"

▲ 서중석 교수는 이종윤 목사를 '한국의 칼빈'이라고 칭송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첫 번째 발표자 서중석 교수는 "칼빈이 설교로써 감당한 일을 오늘날 이종윤 목사가 이루어 가고 있다"고 칭송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칼빈이 이슬람, 신비주의자, 카톨릭을 논박하면서 '짓는 개', '게걸스런 늑대'라는 거친 표현을 쓰면서 교회를 지켰듯이, 이 목사도 이 시대에 복음에 도전한다고 판단하는 세계교회협의회, 공산주의에 대해 엄격하게 비판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심지어 프랑스혁명까지도 교회를 도전하는 세력으로 보았다. 서 교수는 "칼빈이 자신을 예언자로 생각했듯이 이 목사도 이 시대의 예언자다"고 결론 내렸다.

또 이 목사가 "땅 한 평에 몇 천만 원씩 받아먹는 사람이 도적 중에 강도다. … 세금을 안 내려고 매매도 위장한다. 이것이 도적놈이다"고 말한 설교를 예로 들며, 서 교수는 "서울교회가 강남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움 없이 전하는 그의 예언자적, 사도적 설교 정신에는 마땅히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이어서 서 교수는 "(이러한 목사의 설교관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칼빈의 설교관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서 교수는 이 목사의 설교의 기원을 사도들의 설교에서 찾았다. 서 교수는 이 목사가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설교에서 어떤 수사학을 사용하는지 연구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도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에서 돌이켜 거듭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청중을 격려하고 비판했는데, 이러한 사도들의 설교와 그 수사학이 이 목사의 설교와 그 수사학을 파악하는데 가장 적절한 개념이다."

김세광, "중심 잡힌 설교가"

▲ 김세광 교수는 이 목사의 설교 본문을 분석한 결과, 신구약 비율이 균형 잡혔다고 평가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이어서 발표한 김세광 교수는 이 목사가 "몸으로 하는 설교, 십자가를 지는 설교를 한다"고 평가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 목사가 충현교회에서 제2의 부흥기라 할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원로목사의 납득할 수 없는 비난과 정죄를 받고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을 예로 들었다. 이 목사가 침묵한 것을 두고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않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모습을 본다"고 칭찬했다.

또 김 교수는 이 목사가 설득력 있는 웅변가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학창시절 전국웅변대회에서 우승한 사례를 들면서 "한 시대의 설교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김 교수는 이 목사의 설교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들었다. 우선 오늘날 설교자들이 익숙한 본문만 설교하는데 반해 이 목사는 성서 전체를 균형 있게 설교한다는 것이다. 최근 14년 동안 이 목사가 주일에 설교한 본문을 분석한 결과, 신약이 65%, 구약이 35%를 차지했다. 또 구약 39권 중 31권, 신약 27권 중 25권을 골고루 사용했다. 이 같은 비율은 다른 설교가의 구약 설교 비율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라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참고로 조용기 목사는 설교에서 구약 본문을 사용한 비율이 25%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두 번째 특징은 "이 목사가 설교 중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이 목사가 밝힌 이유는, 스승인 웨스트민스터 밴틸 교수가 "개인 간증을 가급적 하지 말라"고 가르쳤고, 간증은 반대의 경험을 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는 목회경험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자기 노출증에 빠진 현대 목회자들이 본받아야 할 설교가의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이상규, "회중의 요구 대신 하나님의 말씀을 찾는 목회자"

▲ 이상규 교수는 이 목사가 신학적 토대가 건실한 설교를 한다고 평가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이상규 교수는 "한국교회가 '신학 없는 교회'이거나 '교회 없는 신학'의 양극단을 달렸지만 이 목사는 이 문제를 극복하고 설교에 건실한 신학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 교수는 이 목사의 설교가 "현실에 우선권을 두어 복음의 메시지를 상실한 진보주의 약점을 극복하면서도, 교회를 역사 현실로부터 지나치게 분리하는 근본주의 문제점도 헤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현대 설교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말하는 이들은 회중의 요구에 민감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이 목사는 회중의 요구와 관계없이 선포해야 할 말씀을 선포한다"고 비교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기복주의적인 설교, 비신학적인 설교, 혹은 웃기는 설교가 유행하는 현실에서 분명한 성경신학적 기초 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주해하는 설교자가 있다는 것이 한국교회의 축복이다"고 이 목사를 칭송했다.

이 교수는 "강단에서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젊은 세대 설교가와 달리 이 목사는 항상 장엄한 용어를 선호한다"며 "그의 설교는 TEV(Today's English Version)나 LB(Living Bible)와 다른 KJV같은 장엄한 느낌을 준다"고 밝혔다.

▲ 대전신학대 문성모 총장은 "21세기에도 이지적이고 감성적인 설교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 목사는 독보적이고 특이한 설교가다"고 극찬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논찬에 나선 문성모 총장은 '이종윤'으로 삼행시를 지어 이 목사를 칭송했다. 세 명의 신학자의 강연을 통해 드러난 이 목사는 '이지적이고 지적인 설교가', '종말론적이고 예언자적인 설교가',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설교가'라는 것.

그러나 문 총장은 이 목사의 십자가 중심적인 설교를 심도 있게 분석하지 못했고, 대가의 강해설교를 집중적으로 해부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평했다. 이어서 그는 "21세기에도 이지적이고 감성적인 설교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 목사는 독보적이고 특이한 설교가다"며 말을 맺었다.

한편 이종윤 목사는 "내 설교를 예리하게 분석한 세 교수의 학문적 능력에 감탄한다"며 "학자들의 분석은 지금 모습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은 1996년부터 한국교회의 10대 설교가를 선정하고 신학 교수들을 통해서 이들의 설교를 분석해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열어왔다. 그 동안 조용기 김선도 곽선희 이만신 김장환 김삼환 옥한흠 길자연 목사 등이 대상에 올랐다.
▲ 500명의 청중들은 이종윤 목사의 설교가 한국 최고의 설교라는 교수들의 말에 박수로 화답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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