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신 목사. ⓒ뉴스앤조이
고 한경직 목사가 설립한 서울 강북의 대표적 교회인 영락교회 현 담임 이철신 목사(52)는 10월 15일 금요일 특별철야기도회에서 "영락교회가 일류병과 관료주의 병에 걸려 있어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설교했다.

이날 특별기도회는 밤 8시부터 다음날 6시 새벽기도로 이어지는 장장 10시간의 마라톤 행사. 최근 이 목사를 향한 시무장로 그룹의 집단 고소 등 어수선한 교회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동원된 비상수단이다.

이 기도회 개최 동기가 심상치 않은 만큼 이 목사의 설교 내용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비장하게 이어졌다. 밤 8시 40분 1부 설교시간에 등단한 이 목사는 '깨끗한 그릇'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깨끗하지 못한 사람 때문에 교회 전체가 지저분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고 "소수의 사람들이 헛된 말을 계속 퍼트려 마치 사도바울이 말한 것처럼 독한 창질에 (교회가) 썩어들어가고 있어서 오늘 회개하기 위해 철야 기도로 모였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교인 중 그릇을 더럽게 하고 자꾸 (더러운 것을) 번져가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심장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고 심장부에 병이 걸리면 생명과 관계되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교회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병은 교만에서 나온 일류병과 교회 직분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 관료주의병이라고 진단했다.

영락교회의 일류병은 교회 명칭 앞에 큰 대자를 붙이거나 장자교회라고 추켜세우는 것, 그리고 다른 교회와 교인 숫자나 헌금액의 많고 적음을 비교하는 것이며 이런 자세는 신앙과 전혀 관계없는 세속적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은 고 한경직 목사에 비해 나이와 경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음에도 연합모임에서 주도권과 지도력을 행사하기를 바라는 것 역시 일류병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영락교회는 항상 커야 하고 1등이 되어야 한다는 일류병과 교만병에 걸려 있다"며 "하나님 앞에서 반드시 회개하여야 한다"고 시종일관 강조했다.

▲ 이철신 목사 설교가 끝난 뒤 두 손을 든 채 소리 높여 기도하고 있는 영락교회 교인들. ⓒ뉴스앤조이
이 목사는 일류병에 이어 관료주의 병을 앓고 있는 교인도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이 병에 걸린 사람은 교회 직분을 진급이나 출세 수단으로 생각하고 그 자리를 독점하면서 세도를 부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관료주의병에 걸린 교인들 때문에 봉사할 사람이 많지만 부서 순환이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교회 화평을 저해하게 돼, 하루빨리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촛대를 옮기는 커다란 징계를 받게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일류병과 관료주의병은 그동안 극히 일부에서 음성적으로 존재했으나 최근에는 양성적으로 발생해 세상에 영락교회가 이런 병이 들었다는 것을 알리고 심지어는 신문에까지 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이 병을 치유하지 않으면 영락교회는 하나님의 버림을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병에 각 개인이 전염되지 않도록 우선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서 하나님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과 일단 병에 걸린 사람을 보면 싸우는 것보다 중보기도를 먼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정호 장로. ⓒ뉴스앤조이
한편 이날 설교 내용은 이 목사를 고소한 시무장로 그룹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무장로인 이정호 씨는 설교 내용에 대해 "교회 심장부가 일류병에 걸려 있다고 말하는 등 시무장로와 교회 중직들을 깨끗치 못한 그릇이자 교회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암과 같은 존재로 몰아세웠다"고 평가했다.

또 이 장로는 "많은 시무장로들은 이 목사가 자신의 공적지위를 이용해 서울노회에 제출한 문서를 사실과 다르게 위조하고, 교회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등 목사가 가져야할 기본적인 신앙과 도덕성을 저버렸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장로들을 비난하기 전에 누가 교회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병에 걸린 존재인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노회는 물론 사회법에 까지 이철신 목사를 고소한바 있는 시무장로 그룹은 이 목사의 이번 설교를 진정한 교회 화평과 회개를 위하기 보다 자신들을 교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향후 이들이 어떤 행보를 걸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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