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렐루야교회 전경 ⓒ뉴스앤조이 신철민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25m 높이의 거대한 예배당. 할렐루야교회(김상복 목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132)가 1992년부터 짓기 시작한 이 예배당에 12년 동안 들어간 총 공사비는 무려 644억 원이다. 예배당 규모는 3800평 대지에 연건평 1만 8350평.

교회 측은 지난 6월 20일 제직회에서 예배당 건축에 들어간 공사비 내역을 공개하는 한편 앞으로 100억 원의 추가 융자를 받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예배당 완공에 소요되는 총 공사비는 추가 융자에 따른 이자와 부대비용까지 합해 800억 원에 육박했다.

92년 건축위원회(위원장 최순영) 본부장 강석천 씨(현재 교회 불출석)가 교인에게 밝힌 건축예산은 370억 원. 토지 구입비까지 합하면 440억 원 정도다. 그러나 막상 거의 2배 정도의 예산이 초과 투입해야 완성을 보게 되는 상황.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담임 김상복 목사(66)는 "건축계획이 처음부터 치밀하지 못해 설계변경이 잦았고 IMF로 인한 금융부담도 예산 증가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당시 건축위원회에 참여했던 장로들 역시 김 목사의 얘기와 비슷한 원인 때문에 건축비가 불어났다고 말한다.

김 목사가 지적한 대로 이 예배당은 골조와 토목공사 때부터 설계변경이 이뤄져 수십억 원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고, 공사기간도 수개월 씩 연장되는 등 잦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또 공사가 지연됨에 따라 1997년 IMF를 맞게 됐고, 고율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당면했다. 93년부터 현재까지 들어간 이자만 무려 75억 원이다.

금융비용이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에 대해 당시 건축위원이었던 아무개 장로는 "건축헌금을 200억 원 정도 예상했으나 50억밖에 들어오지 않아 은행 빚을 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로는 "교인 중 재력가가 모자라는 건축비를 충당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사자가 대형비리에 휘말려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자금압박이 심해진 교회는 2000년부터 약 3년 간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으며, 지난해부터 다시 공사를 재개해 오는 7월 25일 본당 입당예배를 앞두고 있다. 이 교회 교인들은 공사착공 12년 만에 본당에 입주를 하는 감격에 앞서 자신들이 낸 헌금 수백억 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건축 과정에서 내야할 부과세 10억 5000만 원을 탈루한 사실이 국세청에 의해 뒤늦게 적발돼, 교회의 도덕성에 흠집을 입기도 했다.

할렐루야교회 건축의 구체적인 문제점

2000년 7월 할렐루야교회 당회는 성전건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4명의 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팀의 감사결과를 청취했다. 당시 감사팀은 교회 건축이 출발부터 총체적으로 부실했다고 평가했다.

감사팀은 당시 예배당 건축이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설계 견적 예산편성 공사기간 자금계획 등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조차 제대로 서있지 않았다는 것. 가령 예배당 설계도면은 있으나 이 설계에 따른 소요예산서도 구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팀 한 관계자는 "건축본부에 소요예산서 공개를 요구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한다. 또 선투자에 대한 이자손실을 줄이기 위해 자금에 맞춰 단계별로 공사를 시행하지 못한 문제점과 어차피 은행 빚이 발생할 상황이라면 대형건설회사에 외상 공사를 맡겨 건축비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제도적 문제점으로는 건축본부가 계획만 하면 바로 당회 결정 후 자금이 집행되는 획일적 구조로 인해 계획의 사전 적정성 유무를 검토할 장치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치명적 문제로 부각했다.

한편 구체적인 공사비 집행 내역에도 숱한 의혹이 발견됐다. 가령 토목설계비는 당초 계약금액은 380만원이었지만 실제 760만원을 지출했고, 90억 원에 계약한 골조공사비는 134억 원이 들어가 무려 44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또 감사팀은 인부들의 노임이 당시 단가에 비해 매우 높게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가령 콘크리트 공은 당시 건설협회 평균 노임단가가 하루 6만 7783원이었지만 실제 13만원, 미장공은 6만 9194원이지만 10만원에서 13만원, 보통 인부는 3만 5932원인데도 5만 5000원에서 6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와 있다.

▲ 김성웅 집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이같은 감사팀의 보고와 관련, 김상복 목사는 이 같은 감사보고에 매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당회 이후 건축위원회 소속 장로 4명은 시무장로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역장로로 물러나는 등 내부적인 파란이 일었다.

수년 동안 제직회 등에서 예배당 건축의 문제점을 제기한 김성웅 집사(전 루야실업인선교회 부회장)는 "많은 건축헌금이 낭비된 것에 대해 건축위원회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장로 4명이 물러나는 정도로 무마하려한다"며 "교회 개혁 차원에서 더욱 확실한 반성의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지적과 관련, 김상복 목사는 "건축위원회 장로 4분이 시무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역장로로 물러난 것은 건축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고 언급,  건축문제와 관련 더 이상의 책임추궁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실한 건축계획 때문에 예산이 더 소요됐을 뿐 특정인이 건축비를 유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은 없다 보기 때문이다.

한편 김성웅 집사는 "건축이 소요예산서도 없이 추진되는 것처럼 교회 헌금관리도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91년 3월부터 2002년까지 낸 헌금 내역 중 특별헌금은 7년 동안, 십일조와 감사헌금은 91년부터 94년까지 4년 동안의 기록이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교회 측은 "헌금기록이 누락된 것은 교회가 두 차례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장부가 유실되었기 때문이다"고 말하고 "당시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기록해 헌금관리가 어려웠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리고 현재는 모두 전산화했기 때문에 김 집사가 제기한 문제점은 앞으로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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