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립 50주년 희년을 맞은 성터교회(방인성 목사,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는 나눔과 섬김의 희년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청소년 공부방, 부채탕감운동, 가난대물림 타파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성터교회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희년의 의미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섬김의 도를 실천하는 교회로서 발돋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소란

교인들 빚 탕감, 어려운 주민 공과금 대납

성터교회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희년 행사는 청소년 공부방을 마련하는 것이다. 성터교회가 위치한 동대문구 창신동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받거나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곳의 청소년들을 위해 과감히 마음과 재정을 쏟기로 결의했다. 교회 교육관을 활짝 열어두고 청소년들이 선생님에게 공부지도와 상담도 받고 악기나 중국어 등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구약에 나오는 희년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고안한 부채탕감운동은 우리나라 교회에서는 극히 찾아보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우선 교인들 간에 빚을 지고도 7년이 넘도록 못 갚았을 경우, 채권자가 빚을 탕감해 채무자를 부담에서 해방시켜주자는 캠페인이다. 올 7월 세미나를 갖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교회 밖에서도 가난한 살림 때문에 전기·수도·가스 사용료 등을 내지 못하는 이웃을 위해 공과금을 대신 납부하도록 하는 것도 부채탕감운동의 일환이다.

근처 인력시장에서 일용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가난 대물림' 타파 운동도 펼친다.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도 경제적 기반이 없어 자립하지 못하는 가정 두 세 곳을 정해 구멍가게나 포장마차를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 성터교회는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한 선교적 사명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희년 비전 선포문에 담았다. 4월 22일 희년 선포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는 방인성 목사. ⓒ뉴스앤조이 최소란

성터교회가 이처럼 지역사회와 눈높이를 맞춰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찾고 그것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1954년 4월 22일 설립 당시 재건서울교회란 이름으로 시작된 성터교회는 본래 보수적인 측면이 강했다. 교인들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주민보다 외부에서 다니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으며 인근 지역과는 교류가 거의 없는 교회였다.

그러나 10년 전 성터교회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고자 차츰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역에 많이 살고 있는 독거 노인, 청소년, 장애인, 중국인 근로자 등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으며, 주민자치센터 일꾼들과도 만나서 주민들이 교회에 대한 시각을 듣고 지역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성터교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들었다.

성터교회는 희년을 맞이하면서 더욱 역사와 전통만 남는 '고인돌'이 되지 않고 신앙의 실천, 이웃과의 나눔이라는 초대교회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인들의 이같은 의지는 지난 4월 25일 열린 희년 선포 예배에서 선포한 '희년 비전 선포문'에도 잘 나타난다. 이 선포문에는 "지역사회를 위한 지역과 계층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과 장애인, 외국인근로자 등 소외 받고 차별 받는 사람들의 복된 삶을 위한 선교적 사명에 더욱 힘쓰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