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통합 부천노회가 지난 4월 21일 노회를 개최했지만 노회원들의 참석기피로 결국 자동유예됐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법원으로부터 노회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이 직무정지를 당해 파문을 일으켰던 예장통합 부천노회(노회장 직무대행 최영자 장로)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노회는 4월 20일 노전 9시 부천산성교회(담임목사 김형국)에서 제12회 정기노회를 개최하고 목사 안수를 포함한 노회 현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성원 부족으로 자동유예돼 노회 시작 10여 분만에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노회 시작 10분만에 정회

최영자 노회장 직무대행은 정족수 부족으로 노회가 자동 유예 됐음을 알리고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최 직무대행 쪽은 차기 노회 개최와 관련, 아무런 일정도 잡지 않은 채 끝나 부천노회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번 노회를 주도한 이길원 목사는 "노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겪어야 할 진통"이라며 "이번 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기로 한 사람들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한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한 노회 임원들이 주도해 조직적으로 노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노회에 참석한 한 노회원은 "임원들로부터 노회 불참을 권유받은 적은 없다"며 "일부러 충돌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회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노회에 참석한 인원은 목사 114명 중 21명, 장로 65명 중 7명 등 모두 28명이 참석했다. 노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목사 57명, 장로 33명이 참석해야 한다.

전 노회장 남기탁 목사(복된교회)는 이에 대해 "노회가 개최될 리 없지 않느냐"며 "4월 20일 노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이길원 목사와 최경구 목사를 지지해서 참여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노회 서기 허춘중 목사(성빛교회)는 "직무정지 이의신청 재판이 4월 30일 열릴 예정이다"며 "그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이어 "현재 직무정지를 당한 노회 임원들이 모두 사퇴를 했기 때문에 빨리 재선거를 실시, 노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노회 관련 서류들. ⓒ뉴스앤조이 이승규 



"먼저 내부부터 공명선거 실시해라" 따금한 충고

이에 대해 최경구 목사는 "재선거를 실시하자는 것은 지금까지 노회를 장악해왔던 몇몇 대형교회들이 다시 한번 노회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당분간은 직무대행 체제로 굴러가야 한다는 뜻을 비췄다.

이번 부천노회 사태에 대한 노회원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다. 일부 노회원들은 부천노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세상 법의 잣대를 가지고 교회를 판단하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그럼 목사 안수를 부장판사한테 받지 왜 노회에서 받느냐"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경구 목사는 "교회가 먼저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법의 판단을 받는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사회법은 우리 교회 내부의 법을 잣대로 판결을 내리기 때문에 부정선거를 저지른 교회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총선 기간 중 총회 차원에서 공명선거 운동을 강조했지만 먼저 내부의 선거를 단속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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