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총회는 예장합동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예장합동 지도부는 비정상적인 영입 절차를 밟으려 해 원성을 사고 있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임태득 목사)가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 류광수 목사 측을 다시 받아들이기 위해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예장합동 실행위원회(위원장 임태득 목사)는 3월 5일 총회회관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다락방'으로 알려진 대한예수교장로회(전도총회·총회장 정은주 목사)의 복귀 청원에 대해 총회임원회에 맡겨 실사한 후 보고를 받아 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임원회는 7인위원회(위원장 임태득 목사)를 구성하고 5월 초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태득 위원장은 "우리가 신문에 지적사항을 공고하면, 전도총회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교단 신학자들이 동석한 가운데 공청회와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 내용을 공개하고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7인위원회는 신학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행정적인 문제까지 전도총회의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전도총회에 예장합동뿐만 아니라 다른 교단 소속 목회자들과 전도총회가 운영하는 신학교 출신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예장합동으로 가입할 경우 제기될 재교육 문제를 미리 약속 받겠다는 뜻이다.

실행위원회에 앞서 전도총회는 예장합동의 교단지 <기독신문> 2월 25일자에 성명서 광고를 냈다. 전도총회는 "잘 처신하지 못하고 물의를 빚은 일에 대해 각성한다"며 "과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잘못된 점은 언제든지 지도를 받아 고치겠다"고 했고, 신학사상과 함께 가장 큰 문제였던 교인 이동 문제에 대해서도 "회개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전도총회 관계자는 "예장합동 81회 총회(1996년)가 이단이라고 결의했을 때, 우리는 소명하거나 지도를 받을 기회조차 없었다"면서 "문제로 지적 받은 천사동원권, 예수재영접설, 사단결박권, 김기동의 마귀론 영향 등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단이라는 꼬리표를 달고는 선교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예장합동에 들어가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예장합동 내부에는 '다락방' 영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상·동대구·목포서·여수·전남·전북노회 등이 전도총회의 가입을 반대하는 헌의안을 제출했다. 목포서노회장 김순천 목사(성도교회)는 "이단이 회개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때는 총회를 거쳐서 확실하게 결론짓고 받아들여야지 간단하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지금 임원들이 나서서 영입을 추진하기에는 시기상조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단조사연구위원회(위원장 박충웅 목사)도 4월 12일 모임을 열고 "이단문제를 다룰 상설기구가 있는데 임원회에서 다락방과 먼저 접촉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한 월권이다"는 주장을 냈다. 특히, 이단조사연구위는 "어떻게 이단으로 규정된 곳에서 총회 기관지인 <기독신문>에 광고를 낼 수 있는지 사장과 총회 관계자들에게 질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단조사연구 전문위원으로 위촉받은 송태근 목사(강남교회)도 "우리 외에 예장고신 등 여러 교단도 이단으로 규정했는데, 이 교단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이단을 받아들인다면 대형교단의 횡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태득 총회장은 "다락방이 우리 교단에서 나갈 때 상당한 누를 끼쳤지만,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오고 싶다는데 실사해서 받아주는 게 옳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이단조사연구위나 신학부가 다룰 사안이 아니다"며 "실행위원회의 허락을 받아 임원회가 7인위원회를 구성했으므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다락방을 받아주는 조건으로 검은 돈이 오가지 않았느냐는 주위의 의심에 대해 임 총회장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뭐가 답답해서 먼저 손 내밀겠느냐"며 "그들이 먼저 고개를 숙였고, 양쪽을 오가며 도움 준 이들이 일을 쉽게 풀어줘서 그렇게 보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임 총회장은 "최대한 공정하게 실사하고 총회에 보고해 판단을 묻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전도총회 측도 "아직 지도부에서만 논의되고 있고, 총회를 거쳐 전체교회의 입장을 조율해야 할 과정이 남았다"며 언론 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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