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기독교 폄하 발언과 관련, 4월 9일 규탄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13일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유 의원의 발언이 금년 2월 출간된 단행본에 실려 교계가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이 보도자료에서 "제16대 국회의원이며 제17대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유시민 의원의 ‘교회 폄하 모독’으로 기독교계가 들끓고 있다"고 전제하고 유 의원 발언은 2년 전의 일로만 알려졌으나 "금년 2월에 초판 발행된 단행본 <안티 혹은 마이너>에도 같은 내용이 실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한기총이 지적한 단행본 <안티 혹은 마이너>는 <복음과상황> 지유철 기자가 유 의원 외에 김동춘 고은광순 홍세화 진중권 김규항 고종석 등 진보적 논객 12명과 가진 인터뷰를 한데 묶은 책으로, 이 책의 발간과 유 의원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한기총 보도자료는 "유시민 '교회 폄하 모독’금년 2월 또 출판"이라는 제목으로 배포돼 마치 유 의원 스스로 단행본을 출간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유 의원은 한기총 성명서가 채택된 직후인 9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기총 사무실을 찾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으나, 한기총의 분노를 억누르데는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기총은 13일 오전 주요 교단장간담회를 열고 유 의원 발언과 관련돼 한기총이 신속하게 대응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보다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냐는 의견을 교환했다.

또 유 의원 사과와 관련 '책임지는 행동은 없고 모든 문제를 선거 후로만 미루고 있다'라는 비난 의견이 대세를 이뤄, 사실상 사과를 수용하지 않고 선거 후에도 유 의원 당락과 관계없이 고양시 기독교연합회와 공동으로 계속 문제를 제기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총 보도 자료 전문>
유시민 ‘교회 폄하 모독’ 금년 2월 또 출판
새로 발행된 단행본에 실린 사실 드러나 충격 더 커
한기총, 긴급임원회와 교단장간담회 열어 대책 숙의

제16대 국회의원이며 제17대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유시민 의원의 ‘교회 폄하 모독’으로 기독교계가 들끓고 있다. 당초 2002년 8월에 인터뷰하여 <복음과상황>이라는 잡지 9월호에 게재된 2년 전의 일로만 알려졌으나 금년 2월에 초판 발행된 단행본 <안티 혹은 마이너>에도 같은 내용이 실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 더 크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지난 4월 9일 긴급임원회를 갖고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13일 오전 7시 30분에 주요교단장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다.

한기총은 지난 9일에 ‘유시민 의원은 교회 폄하와 모독 발언에 책임을 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유시민 의원이 교회를 폄하하고 모독한 발언에 대해 분개하며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한기총은 성명서에서 “<복음과상황>이라는 잡지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유시민 의원은 한국교회에 대하여 ‘예수님이 하지 말라는 것 골라가면서 다 한다’면서 통성기도와 자선사업과 성전건축을 외식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비난하고 ‘얼마나 많은 교회의 설교들이 대중을 무지와 미몽 속에 묶어 놓는가’라고 하여 목사의 설교를 대중을 무지와 미몽 속에 묶는 것으로 폄하했다”면서 “더구나 ‘종교기관을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정신적 안정, 그것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든 단기간에 사람을 마취시키는 것이든 그걸 주는 댓가로 헌금을 받는 서비스업 말이다’고 하여 헌금을 정신 안정 마취비로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또 “‘총체적 부패! 총체적인 불투명성! 총체적인 권위주의! 총체적인 무비판! 이런 게 다 집약되어 있는 게 한국교회다’라고 성토하고 ‘교회가 그렇다는 것이지 신도들 개개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고 하여 개인이 아닌 교회공동체를 겨냥함으로써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을 모독했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성명서에서 유시민 의원이 홈페이지에 사과의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하여 “유시민 의원은 최근 이에 대한 비난이 비등하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날의 독선과 교만을 회개’한다는 제목으로 해명과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제야 ‘교만하기 짝이 없었던 2년 전의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인격적으로 얼마나 미숙한 존재였는지를 아프게 확인하면서, 그것을 모르고 살았던 제 자신을 말할 수 없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전제하고 “그렇다면 설교를 ‘대중을 무지와 미몽 속에 묶는 것’으로 이해하고 헌금을 ‘정신안정 마취비’ 쯤으로 여기는 망측한 종교관을 가지고 비판을 직업으로 삼는 저널리스트로서 나아가 국회의원으로서 입법과 정치활동을 해왔다는 고백으로 밖에 여길 수 없다”며 “우리는 이런 유시민 의원에 대해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에 깊은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세 가지 입장을 천명했다.

첫째 유시민 의원은 교회와 설교자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을 폄하하고 모독한 것에 대하여 사과하고 신문지상에 밝힐 것, 둘째  ‘종교기관을 정신안정 대가로 마취비를 받는 서비스업’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 한국교회 앞에 사과할 것, 셋째 기독교인들은 비롯한 종교인들에게 입힌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의 미숙을 돌아보며 자숙하는 자세로 구체적으로 책임질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유시민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고양시기독교연합회(회장 김정식 목사)도 성명을 내고 인터뷰 내용이 2003년 11월 18일자로 인터넷에 올려졌다는 점을 중시하고 유시민 의원이 “기독교를 마취상태를 만들어 헌금을 거두어들이는 서비스업으로 말하며 목사를 장사꾼으로 취급하는 발언”을 했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이 성명서는 또 “당시 칼럼리스트의 지위에서 인터뷰한 내용이지만 이것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네티즌들의 찬반여론이 올라오는 현실에 침묵”하고 있어 “더욱 분노하며 규탄한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동을 원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시민 의원은 9일 한기총을 방문하여 “홈페이지 올린 사과의 글은 진심이다”고 밝히고 “2년 전에는 정치인이 아닌 평범한 소시님으로서 예수님을 전연 몰랐고 교회에 대해서도 문외한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저의 독선과 교만을 회개한다”고 말했다. 또 “선거가 끝난 뒤에 따로 지상을 통해서 사죄드리겠다”면서 “오늘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2년전에 <복음과상황>에 게재된 내용이 2004년 2월에 초판 발행된 <안티 혹은 마이너>라는 단행본에 다시 실린 것이 밝혀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따라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13일 오전 7시 30분에 주요 교단장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다. 이 간담회 참석한 교단장들은 한기총 관계자들이 “선거기간이라 기독교계에 널리 알리는데도 선거법상 제약이 많았다”는 보고를 받고 “선거철에 불거진 문제라  입장 표명이 난처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이 신속하게 대처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보다 강경한 조치가 필요 했었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참석자들은 또 유시민 의원의 사과에 대해 “즉각 책임지는 행동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후로 미루고 용서만 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행동이 없이 용서만을 구하는 자세는 사과로 보기에 미흡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선거 후에도 당락에 상관없이 명확히 사과에 대한 책임을 따지기로 했으며 고양시기독교연합회와 협의를 통해 차후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2004년 4월 13일 오후 3시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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