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신임 감독회장 장광영 목사(금호제일교회)는 취임 후 두 가지 면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장 목사가 취임 후 맨 첫 번째 한 일은 소위 '당선사례'. 그것도 선거 결과가 발표된 바로 그 현장의 4,000여명의 총회 대표들 앞에서 '서울연회 대표는 누구든지 워커힐호텔 뷔페로 모시겠다'고 발표한 것. 경건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목회자, 더구나 5,000교회 150만 교인의 대표인 감독회장의 위치에서 '당선사례'를 꼭 그런 식으로 했어야만 했을까.

장 감독은 추후 이 문제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다소 본질에서 비켜난 답변으로 넘겼다. "한 70명 예상했는데 그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나도 놀랐고 호텔측도 당황했다. 아직 돈도 다 치르지 못했다."

두 번째 아쉬움을 주는 모습은 이렇다. 10월 30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관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장. "6년 동안 신문이나 방송을 거의 접하지 않고 선거운동에만 전념했다. 그래서 지금 질문한 내용을 잘 모르겠다. 전임 감독회장의 성추문으로 물의가 일고 교단에 고소건이 있었다는데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

2년 전 MBC '시사매거진 2580' 보도로 인해 교계는 물론 세상이 떠들썩했던 '전임 감독회장의 성스캔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지퍼게이트' 못지 않게 교계에 충격을 던진 '한국 교회판 지퍼게이트' 사건에 대한 장 감독의 명쾌한(?) 답변이다.

성스캔들의 주인공인 전임감독은 지난 6월 '위증'과 '업무상 배임'으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아 또 한번 위신이 실추됐고, 교단에 징계를 요구하는 고소가 제기되기도 했다.

장 감독은 기자들과 첫 공식회견에서 다소 어려운 질문은 회피하려는 인상을 준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운동하느라 신문과 방송을 보지 않아 모른다'는 식의 어설픈 회피는 곤란한 질문을 벗어나기 위한 애교 있는(?) 농담으로 보기도 힘들다.

장 감독은 감리교 최고 수장으로 앞으로 2년간 험난한 교단 정치의 파고를 넘으면서 '흠모'와 '비난'을 동시에 받을 것이다. 혹시 비난을 들을 경우에도 '회피' 대신 '솔직함'으로 맞서길 기대한다. 신성한 청지기인 감독회장의 권위는 진실을 추구할 때 가장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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