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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동성애자 죽음 '애도 불가'
한기연, 교계 공론화로 동성애인권운동 확대 방침
  • 최소란 (greenearth923@empas.com)
  • 승인 2003.07.10 00:00

▲한기총 사무실에서 가진 한기연과 한기총 간담회. ⓒ뉴스앤조이 최소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동성애자 육우당 씨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사과성명을 발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한기연)는 6월 23일 한기총의 유감 표명을 촉구한데 이어 7월 9일 오후 4시 한기총 사무실을 방문해, 40분 가량의 대화를 나눴으나 긍정적인 대답을 얻지 못했다.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은 육우당 씨의 죽음이 한기총의 책임이라고 볼 수 없기에 공식적인 사과성명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기총의 입장을 재확인한 한기연 및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한국기독학생회(KSCF)·새민족교회 청년회·동성애자인권연대 등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는 것은 한기총이 동성애자의 죽음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반박했다.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은 "개인적으로는 그 사람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지만, 한기총의 이름으로 공식적인 애도성명을 발표할 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 이유로 "한기총이 성명서를 내야 할만큼 그 사람의 죽음에 책임 질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명서를 발표하면 한기총의 성명서(4월 7일자·청소년보호법 '동성애' 삭제반박 관련)로 인해 자살한 것이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며 간접적인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기연 김바울 대표는 "한기총에서 유감을 발표할 필요조차 없다고 보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동성애자의 죽음을 한기총의 성명서와 무관한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한기연 강현석 간사. ⓒ뉴스앤조이 최소란

한기연 강현석 간사는 "물론 한기총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보며, 자살원인의 중심에 한기총이 서 있다고 몰아세우려는 건 아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애도조차 표명하지 못할 정도로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또 김청 홍보국장은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이기에 그 사람 개인의 책임이지 한기총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성애자인권연대(동인련) 정욜 대표는 한기총이 발표한 성명서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 심판', '에이즈 전염의 주범' 등의 표현을 예로 들면서 "죽음으로 몰아가도록 한기총이 압력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대립은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동성애 자체를 부정적으로 규정짓고 있는 한기총의 입장에 대해 동인련 고승우 사무국장은 "기독교 동성애자들도 적지 않은데 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다루겠느냐"고 말하고 "많은 기독교 동성애자들이 자신을 죄인으로 옭죄고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현실은 또 다른 죽음으로 몰아가게 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동인련 곽지희 회원은 "온라인모임을 통해 많은 기독교 동성애자들이 '하나님이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서로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동성애자들을 향한 기독교계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현석 간사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한기총의 입장을 떠나 동성애자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애도를 표명할 것을 재차 강조했으나, 김청 홍보국장은 유감 표명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했다.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 ⓒ뉴스앤조이 최소란

김청 홍보국장은 4월 7일 발표한 한기총 성명서의 마지막 부분인 "한국교회는 '동성애자'에 대한 선교적 접근과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란 대목을 제시하며 "발전적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기연은 동성애에 관련한 공개토론회를 열자는 의견을 제안했으나, 김청 홍보국장은 "먼저 한기총 내에서 총의가 모아져야 하는데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면서 "이렇게 동성애자에 대한 고민을 촉발하게 된 것이나마 큰 소득으로 보자"고 밝혔다.

한편, 한기연 측은 이날 한기총의 태도에 대해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며, "한기총의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이번 만남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여럿이서 논의조차 하지 않고 무조건 '안된다'고 밝힌 것 같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앞으로 한기연은 공개적인 토론회를 통해 기독교계에서 활발하게 공론화하고, 동성애 인권에 대해 기독교가 올바른 입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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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 semi 2003-07-11 16:35:20

    위글 '동성애에 관한 오해'를 쓰신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성경에서 오로지 성관계만을

    동성애로 표현한 것인가요? 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잘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받아들여야 할 것이 있고 가슴아프더라도

    내쳐야 할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동성애가 단지 성적 취향의 문제인가요?   삭제

    • 민성식 2003-07-11 10:13:28

      성경에서는 분명 동성애를 금한다. 개역 한글판 성경의 경우, 동성애를 '남색'이라고 표현한다. '남색'이라는 단어는 개역성경 신구약에 모두 다섯번 나온다.(왕상 14:24, 15:12, 22:46, 고전 6:9, 딤전 1:10)



      그런데 성경에서는 '남색', 즉 동성애를 음행이나 우상숭배와 같은 것으로 본다. 이는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동성애는 동성간의 '성관계'를 말하는 것임을 암시해 준다.



      하지만 오늘의 동성애는 동성간의 '성관계'를 말하는 개념이 아니다. 단지 개개인의 '성적인 지향성'(Sexsual orientation)을 말하는 개념일 뿐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오해 중의 하나는 '동성애자들은 성생활이 문란할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이다. 이런 오해와 상상이 '동성애 때문에 AIDS가 퍼졌다'는 또다른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이성애자들 중에 문란한 성생활로 비뇨기과를 들락거리거나 마침내는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가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런 오해나 상상은 정말 가당치 않은 것이다.



      동성애는 성행위가 아니다. 그리고 성경에서 금한 것은 동성간의 성행위이지 오늘날 동성애로 통칭되는 개인의 성적인 지향성이 아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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