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의 대명사 사랑의교회. 25년 전 옥한흠 목사가 개척한 이 교회는 '제자훈련' 하나만으로도 건강한 교회의 모델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네비게이토나 CCC와 같은 대학생선교단체들의 핵심사역이라고 할 수 있는 말씀과 전도를 중심으로 하는 소그룹 양육 프로그램을 일선 목회에 도입한 것은 한국교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지는 사건이었다.

대학생선교단체들은 사랑의교회식 제자훈련이 새로운 목회적 대안으로 인정받기 전까지 '젊은이를 교회에서 빼앗아간다'는 평가와 함께 기성교회로부터 냉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사랑의교회가 대학생선교단체의 전유물처럼 여겨왔던 소그룹 양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특히 평신도의 정체성을 새롭게 각성시키면서 교회가 성장하자, 너도나도 사랑의교회식 제자훈련을 배우기 시작했다.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많은 사례들이 생기면서, 해마다 수백 명의 목회자들이 사랑의교회 국제제자훈련원이 마련하는 세미나에 참가, 86년부터 지금까지 7,000명이 넘는 목회자들이 훈련을 받았다. 옥한흠 목사의 후임으로 내정된 오정현 목사도 제자훈련으로 남가주사랑의교회를 이민교회에서 가장 교세가 큰 교회로 성장시켰다. 오직 양적 성장만을 추구해온 한국교회에 질적 변화를 통한 양적 성장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은 한국교회의 목회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렇게 20여 년이 흐른 지금 '평신도를 깨우는 제자훈련'에 대해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 목소리의 주요 쟁점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누구의 제자를 만들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예수님의 제자'라기보다는 '담임목사의 제자'로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던진다. 또 다른 하나는 앞의 의문과 맥락을 같이 한다. 교회 내지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는 제자로서 삶을 살아갈 지 모르지만, 세상에서 제자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과연 제자훈련 자체가 갖고 있는 본질적 한계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인지, 아니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제자훈련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인지 면밀하고 심도 있는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으나, 옥한흠 목사 은퇴 이후 이 문제를 놓고 연구와 토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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