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서울 발산동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찬송가공회 총회 광경ⓒ뉴스앤조이 주재일

한국찬송가공회(공동대표 한명수 김홍규)가 올해 안에 출간할 예정인 <21세기 찬송가>의 출판 및 판매권을 놓고 각 출판사 사이에서 심각한 알력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는 이미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타 출판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찬송가공회는 5월 2일 개최한 총회에서 올해 안으로 <21세기 찬송가>를 출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 찬송가의 출판을 놓고 관계된 출판사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한국찬송가공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찬송가공회 총회는 "<21세기 찬송가>의 출판권은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명의 말씀사·성서원·아가페출판사 등은 총회가 열린 한국찬송가 공회 사무실 앞에서 유입물을 배포하며, "두 출판사에만 판권을 주는 것은 저작물 출판 유통의 불공정행위"라로 비판했다.

공동회장 김홍규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것(찬송가 판권에 대한 문제)이 가장 어렵다"면서 "일반 출판사도 찬송가를 발행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머리를 짜보면 좋은 방법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공동회장 한명수 목사도 "판권에 관해서는 현 시점에서 말하기 힘들다. 출판 계획이 구체화되는 6월쯤에나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이 문제를 뒤로 미뤘다.

한국찬송가공회가 판권에 관한 고민은 예산을 심의할 때도 잘 드러났다. 당초 예산 계획서에는 두 출판사로부터 연구비 명목으로 6억여 원을 받을 것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한명수 공동회장 등 몇몇 회원들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이 부분을 삭제하자고 제안했다. 한 공동회장은 "사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때, 연구비를 책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찬송가공회는 2003년도 예산에서 연구비 부분을 삭제하고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찬송가공회 공동회장 한명수 목사(왼쪽)와 김홍규 목사ⓒ뉴스앤조이 주재일

<21세기 찬송가>가 공식적으로 출판되기 위해서는 각 교단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명수 공동회장은 이를 위해서도 총회 전에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회 앞에서 확실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홍규 공동회장은 "이미 <21세기 찬송가>는 97-98%정도 마무리됐다. 또 다시 공청회를 할 필요가 있는가"라며 난색을 표했다.

한국찬송가공회는 올해 안에는 반드시 <21세기 찬송가>를 출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내부의 입장차이 조율, 판권문제 해결, 교단들의 동의 얻기, 곡 선정에 대한 불만 해소 등 풀어야할 어려운 문제들이 쌓여있다. 5월 2일 새로 뽑힌 임원들이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찬송가공회 새 임원진은 공동회장 한명수 김홍규 목사, 공동서기 신신묵 김활용 목사, 공동회계 류재양 엄문용 장로, 공동감사 최복규 배성산 목사, 공동총무 김상권 김우신 장로 등이다.

한편, 이날 총회는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전 과정이 공개됐다. 그 동안 한국찬송가공회는 회의 전 사진을 찍은 것과 이후 기자회견 외에 회의를 개방하지 않았다. 전금출 장로 등은 "비공개로 회의를 하니까, 악성 루머가 돌고 있다"면서 회의를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한명수 공동회장은 회의자료까지 공개하자고 말했으나, 이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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