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가 공개적으로 조용기 목사 일가를 비판했다. 장로회는 5월 27일 열린 장로기도회에서 교회의혹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조 목사 일가가 교회에 3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 위원장 김상준 장로는 "조사한 두 가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이는 모두 조 모 씨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교회 재정 지출은 모두 조용기 당시 당회장이 승인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으나 발표 내용을 살피면 조 목사 일가를 겨냥했음을 알 수 있다.

진상조사위는 조 목사를 고발한 장로 26명이 제기한 11가지 의혹 중 △맥기술벤처투자 출자 △영산아트홀 매각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은 지난 5월 16일 열린 당기위원회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관련 기사 : 조용기 일가 잇단 의혹에 장로도 외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2002년 8월 맥기술벤처투자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맥기술벤처투자는 2003년까지 투자 실적이 없어 그해 10월 청산 절차를 밟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해 청산 자금 배당 1순위였지만, 배당 순서를 포기한다. 교회가 포기한 25억 원은 중소기업진흥기금이 가져갔다. 김상준 장로는 "교회가 30억 원을 위험 자산에 투자하고 배당 권리를 포기하여 25억 원을 손해 봤다"며 투자 과정의 잘못을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가 모두 조 모 씨 지시와 조 목사의 승인으로 이뤄졌다는 것. 결재에 관여한 재정위원장, 재산관리위원장 등은 "조 모 씨가 와서 '아버지가 투자를 요청했다'며 지출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담당자가 조 목사에게 "조 모 회장의 요청"이라면서 지출 결재를 부탁하자 조 목사는 "들었다"고 답한 뒤 결재했다고 한다.

영산아트홀 매입은 영산기독문화원이 대금을 주식과 채권으로 내고 건물을 받은 사건이다. 영산기독문화원은 아이서비스 주식 25만 주와 채권 49억 원을 주고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영산아트홀을 받았다. 아이서비스 주식은 주당 8만 6984원으로 계산했다. 김 장로는 "이 금액은 근거도 없는 가격"이라며 "영산기독문화원이 십 원짜리 주식과 부실 채권을 주었다"고 했다. 교회는 건물 가격을 202억 5000만 원으로 책정해 차액 64억 원을 현금으로 영산기독문화원에 주었다.

두 건은 모두 당회나 위원회 결의 등 합법적인 절차 없이 진행됐다. 진상조사위는 조 모 씨가 직접 투자를 요청하면 재정 관련자들이 통과시키고 당회장이 최종 결재하는 방식으로 돈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김 장로는 두 가지 사건 때문에 교회가 총 335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했다. 이 일에 연루된 교인 7명은 모두 한결같이 "윗분이 지시하면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상조사위에 털어놨다. 김 장로는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의혹을 계속 조사하겠다"며 조 목사 일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후속 조처를 통해 압박할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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