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저 <메가처치 논박>(신광은, 정연사)이 출판된 지 3년이 다 되어 간다. 그 사이,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메가처치에 관한 담론이 꽤 활발하게 일어났고, 필자의 졸저가 그러한 담론 형성에 약간이나마 기여를 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에서의 메가처치 현상은 수그러들 줄을 모르며, 점점 더 병적인 징후들마저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 더불어 <메가처치 논박>이 갖는 한계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도 더해지고 있었다. 이런 이유들이 필자로 하여금 <메가처치 논박>에 대한 후속 논의를 새로이 진행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앞으로 몇 달간 <뉴스앤조이>에 연재하게 될 '메가처치를 넘어서'는 기본적으로 <메가처치 논박>과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진 글이다. <메가처치 논박>과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진다는 뜻은 먼저 개별적인 메가처치와 종교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메가처치 현상을 구분하며, 초점을 후자에 좀 더 맞추겠다는 뜻이다. 잘 알다시피 필자는 <메가처치 논박>에서 몇몇 개별적인 메가처치들의 문제를 파헤치기보다는 2% 내외의 극소수의 메가처치뿐만 아니라 나머지 98%의 대다수 비메가처치 모두가 뚜렷하게 지향하고 있는 메가처치화(化)의 경향성에 문제 제기를 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이번 연재에서도 유지될 것이다.

필자의 관심이 개별 메가처치들의 문제보다는 종교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메가처치 현상에 맞춰져 있는 고로, <메가처치 논박>에서 필자는 한국의 메가처치 현상을 다루더라도 가급적 이를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고자 했다. 사실 전작에서 필자가 지나치게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맥락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한국적인 상황을 도외시한 면이 없지 않았다. 해서 이번 연재에서는 이를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기본적으로 메가처치 현상은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기존의 관점을 유지할 것이다.

또한 <메가처치 논박>에서 필자는 메가처치 현상을 도덕적 관점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관점으로 성찰하고자 했는데 이것 역시 유지될 것이다. 메가처치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도덕적인 메가처치들도 있고, 반대로 더 병적이고 부도덕한 메가처치들도 있다. 여러 비판가들은 그들의 비판의 칼날을 주로 건강하지 못한 메가처치들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상대적으로 건강한 메가처치들에게 면죄부를 주게 되고, 이는 결국 메가처치 현상 전반이 갖는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하여 필자는 건강한 메가처치와 건강하지 못한 메가처치라는 도덕적 이분법을 거부하고, 메가처치 현상 전반에 작동하는 여러 기제를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필자가 전에 썼던 "'사랑의교회' 천사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밝혔던 대로 옥한흠 목사 시대의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 시대의 사랑의교회는 많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두 시대 모두 메가처치 현상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근본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아직까지 바뀌지 않는 필자의 소견이다(신광은, 2009). 물론 그렇다 해서 기존 비판가들의 작업을 평가 절하할 의도는 없다. 아마도 기존 비판가들의 작업과 필자의 작업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다만 역할을 분담할 경우 필자의 몫은 건강하지 못한 메가처치는 물론이고, 건강한 메가처치와 중형 교회, 심지어 미자립 교회 모두가 함몰되어 있는 메가처치화의 강력한 경향성을 비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필자는 지난번 <메가처치 논박>의 연장선에서 이번 연재 글을 기고할 것이지만, 여러 면에서 <메가처치 논박>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예컨대, 많은 독자들은 필자에게 "도대체 당신이 말하는 메가처치의 정의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해 왔다. 이 연재 글에서 필자는 그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필자의 관심의 대상은 개별 메가처치들이 아니라 종교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메가처치 현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또한, <메가처치 논박>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졌던 역사적, 사회적 분석들을 좀 더 정교하게 체계적으로 다듬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메가처치의 정의와 연관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또 할 수만 있으면 참고 문헌들을 인용하는 등 객관적 근거들을 추가하여 필자의 주장의 설득력과 신빙성을 높일 예정이다. 그리고 <메가처치 논박>에서 간과했던 한국적 상황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을 할 예정이다. 사실 세계에서 메가처치 현상이 가장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 한국임에도 <메가처치 논박>에서는 한국적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번 연재에서는 한국적인 상황들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서 필자는 몇몇 저자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메가처치 세대론을 추가할 예정이다. 필자는 한국의 메가처치를 4세대로 구분하고자 하는데, 이 연재에서 필자는 각 세대의 메가처치의 특징을 설명하고 비교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대론에 기초해서 앞으로의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 볼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전망 부분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작은 교회 운동과 교회의 원자화 현상을 조심스럽게 다루어 볼 작정이다.

기회가 되면 메가처치 현상에 대한 평가를 추가할 예정이다. 사실 메가처치 현상에 대한 평가는 <메가처치 논박>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루었던 내용이지만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지나치게 격앙된 어조의 비판 일변도였다. 메가처치 현상에 대해서는 지금도 비판적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이 글에서 필자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시도해 봄으로써 좀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시도해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필자가 심혈을 기울일 부분은 메가처치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메가처치 논박>에서 '대안'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비판한 분들이 많았다. 그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여 이번 연재 글의 마지막 부분은 메가처치 현상에 대한 대안 제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러나 여기서 미리 밝히는 바는 첫째로 필자는 개별 메가처치에 대한 대안보다는 메가처치 현상에 대한 대안에 좀 더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둘째로, 대안을 제시하기는 하겠지만 메가처치 현상을 단번에 극복할 만한 매뉴얼을 제시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사실 그런 매뉴얼이라는 게 필자의 능력으로는 만들 수도 없을뿐더러 만든다 해도 그것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자가 바라는 것은 다만 한국교회가 메가처치 현상에서 벗어나서 좀 더 건강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하고픈 것이다.

대안 제시에 관한 필자의 전략은 어설픈 대안을 서둘러 만들어 내놓기보다는 문제에 대한 엄밀한 진단과 철저한 현실 인식을 통해 대안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는 프랑스의 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자끄 엘륄(Jacques Ellul)이 말한 대로 변화를 위한 대안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분리되지 않는다고 믿는다(신광은, 2010, 260~61). 이러한 대안이 화끈한 행동주의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할지는 모르겠지만 성령께서 역사를 이끌어 방법과 부합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아울러서 필자는 메가처치 현상에 대한 대안 모색의 길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한다. 지식이나 경험, 이력이 일천한 필자에게는 메가처치 현상의 극복이라고 하는 너무나도 크고 거대한 숙제를 솜씨 있게 풀어낼 재간이 없다. 하여 글을 써 내려가는 동안 독자 여러분으로부터 다양한 자료나 정보, 조언과 비판을 나누어 주십사 하고 부탁드리고자 한다. 전도서 말씀대로 한 사람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더 나을 것이다(전 4:12).

끝으로 이 연재 글은 켄터키대학의 지리학과 석좌교수 스탠리 브런(Stanley Brunn) 교수의 프로젝트, '변화하는 세계 종교 지형 : 성스러운 장소, 정체성, 실천, 그리고 정치학'(THE CHANGING WORLD RELIGION MAP: SACRED PLACES, IDENTITIES, PRACTICES AND POLITICS)에 필자가 참여한 챕터를 크게 보강하고 확대한 글이라는 사실을 여기서 밝히는 바이다. 필자는 이 프로젝트에서 마이클 비긴(Michael Begin) 박사와 함께 한국의 메가처치 현상을 다룬 '성스러운 야망, 세계적인 꿈'(Sacred Ambitions, Global Dreams)장을 작성하였으며, 이 글은 2013년에 출판될 예정이다.

후주

신광은, (2009), <메가처치 논박>, 서울: 정연.

신광은, (2009), "'사랑의교회' 천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2009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사랑의교회 건축, 어떻게 볼 것인가?' 오픈 포럼 발제문, 5~19.

신광은, (2010), <자끄 엘륄 입문>. 대전 : 대장간.

Shin, Caleb Kwang-Eun & Begin, Michael. Sacred Ambitions, Global Dreams. In S. Brunn (Ed.) THE CHANGING WORLD RELIGION MAP: SACRED PLACES, IDENTITIES, PRACTICES AND POLITICS.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