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가정의 달을 맞아 '교회와 부부의 성'을 주제로 연재합니다. 5월 15일 기사를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성에 대한 이야기를 싣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인간의 번식기는 365일, 이것은 신의 축복이다." 과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한 말이라고 한다. 논란이 되지 않은 걸 보면 기독교인은 아닌 듯한데, 인간의 성을 하나님의 창조물로 이해하는 면에서 기독교인과 생각은 같다. 교회의 성 공론화에 대한 찬반은 접어 두어도 사람에게 성을 부여한 이가 하나님이라는 점은 모두 인정한다.

교회가 건강한 성을 가르치자는 이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을 주셨다"고 강조한다. 하나님이 주신 성은 축복인데 이를 더럽고 음란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 태초에 하나님이 주신 성의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에 교회가 나서자고 제안한다. <부부 연합의 축복>을 쓴 정동섭 교수는 "성의 창조자에게서 성을 배우지 못한다면 누구에서 성을 배울 수 있겠는가"라며 "교회가 성을 다루는 일은 자연스럽다"고 설명한다.

부부의 성관계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

"성경이 독자로 하여금 건강한 사랑의 즐거움을 발견하도록 긍정적 가르침을 주지 않고 간음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등 금지의 차원에서만 성을 언급했다면 성경 자체가 불완전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부부 연합의 축복>에 인용된 구약학자 개럿 박사의 말이다. 하나님은 성경에서 인간의 건강하고 즐거운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성 공론화에 찬성하는 목사들은 성경에서 말하는 '남녀가 한 몸을 이룸'은 영적인 결합뿐 아니라 육체적인 결합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부부 성관계를 중시한다.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는 저서 <웰빙 가정의 10가지 법칙>에서 "간음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부부의 성생활이 건강해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 부부는 서로에 대한 성적인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도 "네가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라"는 구절이 담긴 잠언 5장 15절~19절을 들어 성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송 목사는 "현장에서 상담해 보니 문제 있는 가정의 90%가 성 문제로 갈등한다"고 분석했다.

"부부가 성관계에서 만족을 얻고 친밀감을 높여 더 깊이 교제하는 모습은 하나님도 기뻐하신다." 성관계를 강조하는 이들은 쾌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이희범 목사(지구촌가정훈련원)는 "성욕은 식욕, 수면욕과 함께 인간의 기본 욕구다. 성욕을 느낀다고 해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쾌락을 느끼는 말초신경 역시 하나님이 주셨다. 성행위를 하면서 쾌락을 느낀다고 자책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분별한 성행위를 조장하는 성애주의는 경계해야 하지만, 부부가 하는 성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죄악시하지 말자는 것이다.

▲ 성 공론화에 찬성하는 목사들은 대부분 가정 사역자로, 가정과 부부를 지키기 위해 성을 가르친다. 이들은 성경이 말하는 '남녀가 한 몸을 이룸'은 영적인 결합뿐 아니라 육체적인 결합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뉴스앤조이 유영
성경도 성행위의 즐거움을 말한다

성 공론화 찬성 측은 성경이 성행위와 그 즐거움을 가르친다고 본다. 그 증거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성경이 아가서다. 한국교회는 아가서에 실린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사랑을 하나님과 교인의 관계로 해석해 왔다. 성경에서 성을 배우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아가서를 남녀의 사랑으로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 되는 기쁨>은 아가서를 육체적 관계로 해석하고 아가서의 비유를 구체적인 성행위로 풀이했다. 책은 아담과 하와,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침실을 살피고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성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알려 준다. 성경과 성행위를 직접 연결한 사실에 한국교회는 비난을 쏟아냈고 책은 절판됐다.

비난 속에서도 성을 신학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목사 대부분은 가정 사역자다. 이들은 가정과 부부를 지키기 위해 성을 가르친다. 즉, 부부 안에서의 성만 인정한다. <하나 되는 기쁨>도 서문에서 "본서는 절대로 성적 자극을 쉽게 해소할 수 없는 미혼 남녀가 읽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정동섭 교수 역시 부부 외의 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여전히 거북한 성

이처럼 가정 사역자들이 가르치는 성은 사회적 기준에서 보면 보수적인 편이지만 교인들에게는 불편한 내용이다. <뉴스앤조이>가 성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자 "천박하다", "수준이 의심스럽다"는 등 댓글이 달렸다. 성경이 부부의 성을 가르친다는 주장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김형국 목사(나들목교회)는 "성과 속을 나누는 이원론적 경향과 한국교회의 가부장적 분위기 때문에 교회에서 성을 다루기 어렵다"고 했다.

건강한 성 의식이 중요하지만 환원주의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근 목사(가족치유상담연구원)는 "성경적 복음주의 입장은 하나님이 우리를 성적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을 수용하면서 성을 비하하지도 않고 신적으로 우상시하지도 않는다. 창조된 본래의 성은 허용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선용되고 축복되어야 한다. 다만, 성생활을 가족생활 전부인 것처럼 보는 성적인 환원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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