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유정성 총회장)가 5·18 민주화운동 32주년을 맞아 논평을 냈다. 기장 측은 "학살의 원흉 전두환과 그 후예들이 아직도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서 버젓이 불의한 권력을 휘두르며 거짓과 불의, 비리와 부패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장은 또 현 정권이 용산 참사, 한진중공업과 쌍용차 사태, 언론의 통제와 말살,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으로 역사를 30년 전으로 후퇴시키려 한다고 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오월의 정신'이라고 했다. 기장은 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오월의 정신이 살아 변화를 일으켜 정의와 평화, 생명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이다.

5·18 민주화 운동 32주년을 맞으며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창세기 4:10)"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어느새 세 번의 강산이 변하고도 두 해가 흘렀다. 5월 18일, 죽음으로써 정의와 진리를 수호하고 이 땅의 민주화와 민족 통일을 위해 앞서 가신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이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 우리는 이 나라 현대사에 최대의 비극으로 기록된 5·18 민주화 운동 32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 날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고, 분노를 삼킨다. 그러나 학살의 원흉 전두환과 그 후예들은 아직도 정치, 경제, 사회 이 사회 곳곳에서 버젓이 불의한 권력을 휘두르며 거짓과 불의, 비리와 부패를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세력들을 그 책임을 물어 엄중히 심판하지 못한다면, 후세에게 우리들은 역사를 올바로 세우지 못한 부끄러운 세대로 기억될 것이다.

더욱이 현 시대 상황은 민주주의의 위기, 국민 생존권의 위기, 남북 관계 및 평화의 위기, 생태 환경의 위기, 한 마디로 '총체적 위기'에 놓여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용산참사,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사태, 언론의 통제와 말살,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 이 사회 곳곳에서 상상하기 힘든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공권력에 의한 폭력이 거침없이 자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5·18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역사를 30년 전으로 후퇴시키려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이를 이겨나갈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오월의 정신이다. 5·18 당시에 광주 시민들이 보여 주었던 군부독재에 생명을 걸고 맞선 저항과 서로 나누었던 주먹밥과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 행렬 속에 오월의 정신은 살아있었다. 민주적 질서가 바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바로 저항과 연대, 상생의 정신이 요구된다. 이것이 오월의 정신이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민주화를 열망했던 32년 전 그날의 피눈물과 발걸음을 계승하여 오늘의 권력이 자행하는 독선과 탐욕이 걷히는 날까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 민족이 통일되는 그 날까지, 외세와 신자유주의의 탐욕적인 물결이 걷혀지는 날까지, 오월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

다가오는 2012년 대선에서 반드시 오월의 정신이 살아 변화를 일으키어, 정의와 평화, 생명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기도한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32년 전 광주를 뜨겁게 달구었던 오월의 정신이 우리 삶 속에서 육화되어, 이 땅의 모든 불의와 폭력이 멈춰질 때까지, '주여, 이 땅을 고쳐 주옵소서'라는 기도와 십자가의 행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2년 5월 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사위원장 전병생 목사

총 무 배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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