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스더운동) 이용희 대표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채플 시간에 '나는꼼수다(나꼼수)'를 비판하는 특강을 한 것과 관련해 학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신대원생들은 이 대표가 신사도운동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사 자격을 문제 삼았다. 또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특강을 마련했다며 채플을 주관하는 경건훈련원을 비판했다. 경건훈련원 측은 이 대표가 신사도운동과 관련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김 아무개 학생은 4월 24일 경건훈련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에스더기도운동은) 예수군대운동 등 신사도운동과 맥을 같이 하는 일들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교단과 신학적 입장을 달리하는 단체의 대표가 (어떻게) 채플 설교를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려 달라"고 했다. 홍 아무개 학생도 "이 교수(대표)가 신사도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경건훈련원에서 판단해 모셨다면 그 신학적 근거를 설명해 달라"고 했다.

신학생들은 이 대표의 강의 내용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가 강의 중 나꼼수의 욕설을 학생들에게 들려준 것과 관련해 문 아무개 학생은 "예배가 아니라 특강이라 해도 공적인 자리에서 욕을 남발하는 동영상을 편집 없이 상영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아무개 학생은 "장로 대통령이 욕을 먹고 경찰청장이 비난당하고 전직 대통령이 굴욕적인 모함을 들은 것은 분명히 그들의 잘못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교회와 국가의 기반을 뿌리 뽑는 일'로 간주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신대원에서 설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도 관련 글이 쏟아졌다. 김 아무개 씨는 "내가 알기로 교수들, 교수들 중에서도 윗선의 보직 교수들이 채플 강사를 선정하는 것 같다. 결국 학교 리더십의 분별없음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를 옹호하는 이도 있었다. 전 아무개 씨는 "에스더(운동)가 신사도운동과 무관할 뿐더러, 신사도운동이 이단인 것은 더욱더 아니다. 극단적 칼빈주의자들은 방언만 해도 이단이라 한다"고 했다.

경건훈련원, "소속 교회 목사가 신사도운동과 관련 없다고 했다"

학생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경건훈련원 측은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렸다. 경건훈련원 설명에 따르면, 경건훈련원과 교무위원회가 논의해 이 대표를 강사로 섭외했다. 경건훈련원은 강의 중 나꼼수의 욕설 내용이 그대로 전달된 것을 사과했다. 신사도운동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영동제일교회(노태진 목사) 피택집사"라며 "강사로 모시기 전에 노태진 목사님을 통해 신사도운동과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동제일교회 노태진 목사는 <마르투스>와 한 통화에서 이 대표가 신사도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 목사는 "이 대표를 20여 년간 지켜봤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올해 6월에 장로가 될 사람에 대해 외부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더운동 측도 "에스더운동은 신사도운동 단체가 아니다. 신사도운동과 관련된 내용을 유포하거나 가르친 적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총신대 신대원 교수들은 특강 논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한 교수는 "먼저 에스더운동이 신사도운동에 연루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은 어떤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신사도운동 자체만 놓고 보면 이 운동은 개혁주의 신학에 맞지 않다. 올바른 신학적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또 다른 교수는 "애초 강사를 제대로 검증했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백정훈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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