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한달 밖에 남겨놓지 않은 기독교방송(CBS) 재단이사장 표용은 목사의 영향력이 뚜렷한 퇴보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 5일 열린 재단이사회는 노조와 협상대표인 3인 대화위원 보고를 받기 위해 열렸으나, 원 안건보다 표 이사장과 이사들과의 견해차이로 벌어진 논쟁에 오히려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또 이사장 임기 만료일이 10월 5일 임을 즉석에서 확인하고 후임자 선임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장통합 김현호 이사(장로)는 "이사장 임기만료가 불과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사회서 후임문제를 논의하지 않은 것은 민법에도 어긋난다"고 실무진을 다그쳤다.

표 이사장은 이사들과 논쟁 중에 "통합측 목사와 장로들은 믿을 수 없다"고 역정까지 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CBS 이사회가 사장선임 절차 및 방법, 이사회 단독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노조와의 협상 등 당면현안 보다 표 이사장과의 논쟁 및 후임자 선임에 치중하는 모습은 이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에서 후임 사장을 서면투표로 뽑자고 결의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것은 이사회가 표 이사장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면투표로 사장을 뽑을 경우 표 이사장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 사장 권호경 목사가 또 다시 사장에 선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바 있다.

한편 표 이사장 임기 중 후임사장 선출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날 이사회는 새롭게 쇄신위원회를 구성, 사장선임 문제 및 CBS 제도개선 등을 맡겼다.

노조 대화위원인 김상근 부이사장 최병곤 기록서기 재정위원장 최기준과 최건호(기성) 이홍렬(루터교) 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된 쇄신위는 이사회 후 가진 모임에서 차기 이사회를 9월말 개최하고 이때 맡겨진 사안을 보고키로 결정했다.

따라서 9월말 열리는 이사회는 표 이사장 후임자 선출 및 사장선임 절차나 방법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빨라야 10월 중순 경 개최되는 차기 이사회에서나 사장선출이 가능하다.

표 이사장 임기 중 사장선출이 이뤄질 경우 권호경 목사가 크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제3의 이사장 체제 속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현재 차기 이사장 후보 중에는 권 목사를 반대하는 인사도 포함돼 있다.
  
20년간 CBS를 실질적으로 장악했던 표용은 목사가 이사장직 막바지의 '레임덕' 앞에서 과연 자신의 의도대로 CBS를 움직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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