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부활절 연합 예배를 취재하러 갔다가 뜻밖에 길자연, 홍재철 목사와 환담을 하게 됐습니다. 세습 의혹을 받는 두 목사는 <뉴스앤조이>에 대한 불만을 표했습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야, 너 이리로 와 봐."

카메라 렌즈 너머에서 길자연 목사가 제게 손짓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린 4월 8일, 한기총 임원들이 한 방에 모여 예배 기다리는 모습을 찍는 중이었습니다. 길 목사는 자신이 앉은 소파 오른쪽 손잡이를 툭툭 치며 "여기에 앉아"라고 했습니다. 20여 명의 목사가 있는 곳에서 소파 손잡이를 자리로 찍어준 것입니다. 좀 민망했던지 길 목사 옆에 있던 이승렬 목사가 자리를 비켜 주었습니다. 냉큼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너 우리 교회 왔었어?" 길 목사가 제 눈을 똑바로 보며 물었습니다. 공동의회 취재하러 지난 3월 25일 왕성교회에 갔던 일을 묻는 것이죠. "네, 갔었어요." 제 답이 끝나기 무섭게 길 목사 왼쪽에 앉아 있던 홍재철 목사가 끼어들었습니다. "우리 교회에도 쳐들어왔었어." 쳐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전 경서교회도 취재하러 갔었습니다.

교회를 아들에게 물려주려는 두 목사를 동시에 만나다니, 운이 좋았습니다. 이들과 교회 세습을 이야기하고 싶었거든요. 두 목사에게 인터뷰를 부탁했습니다. "뭣하러." 답이 참 빨리도 돌아왔습니다. 한 번 더 요청했습니다. "너 혼자 살아." (길 목사) "뭐하려고." (홍 목사) 이번에도 답변은 곧바로 나왔습니다.

인터뷰는 거절했지만, 길·홍 목사는 <뉴스앤조이>에 관심이 참 많았습니다. 길 목사는 주변 사람을 돌아보며 "내가 <뉴스앤조이> 단골(소재)이야"라고 했습니다. 얼굴에 언뜻 미소가 보였습니다. 제게는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은혜 받아?" 하는 말들을 하며 걱정을 해 주었습니다. 홍 목사는 "<뉴스앤조이> 때문에 못 살겠다"며 큰 목소리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말이 길어 정확히 듣지는 못했으나 기사를 열심히 읽는다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 앉아서 인터뷰를 조를 심산이었지만, 김충립 기독자유민주당 대표의 등장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래도 세습에 대한 길 목사의 생각은 설교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40년 동안 목회하면서 매일 밤 기도합니다. 나를 위해 매일 세 번 기도하는 교인이 3500명이에요. 우리 눈에는 마귀가 비집고 들어올 구멍이 없는데 마귀 눈에는 많은 모양입니다." '세습은 마귀 눈에나 보이는 구멍'이라는 말이죠. 못 알아들을 뻔했는데, 길 목사가 빌어 준 대로 은혜를 받아 그런지 속마음이 잘 들렸습니다. 두 목사의 관심과 응원에 보답하는 길은 '제대로 된 기사'겠지요. 곧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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