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민 후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발언한 막말로 공개 사과했지만 언론은 김 교수의 막말 발언을 추가로 공개하는 등 김용민 죽이기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공릉동 거리 유세에 나선 김용민 후보.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김용민 국회의원 후보(39·서울 노원갑)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뜨겁다. 언론들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심판이냐, 김용민 심판이냐의 싸움이라고 틀을 짠다. 조중동을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사 지면과 SNS에는 고개 숙인 김 후보의 모습이 연이어 나타났다. 김 후보는 8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말한 막말 논란이 확산되자 4월 4일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언론은 김 후보의 막말을 추가로 공개하는 등 논란을 이었다.

<국민일보>는 '김용민, "한국교회는 척결대상…누가 정권 잡아도 무너질 개신교"'라는 제목의 기사를 4월 6일 내고 김 후보의 막말을 추가로 공개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해 말 미국 방문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 척결의 대상"이라며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질 개신교"라고 했다. 이 같은 기독교를 모독하는 김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교계의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국민일보>는 김 후보가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 행사에 참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3월 12일 서울 마포문화센터에서 열린 '<국민일보> 파업 대부흥회'에 목회자 가운을 입고 나와 복음성가를 개사해 불렀다. <국민일보>는 이를 기독교를 조롱한 행위라고 밝혔다.

▲ <국민일보>는 4월 5일 보도한 기사에서 <미주뉴스앤조이>에서 발언한 "한국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 척결의 대상"이라는 말과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 행사에 3월 12일 참여해 목회자 가운을 입고 나와 복음성가를 개사해 부른 것을 문제 삼았다. 사진은 <국민일보> 노조 행사에서 발언하는 김용민 후보. (사진 제공 <국민일보> 노조)
<국민일보>는 김 후보의 발언을 보도하며 <미주뉴스앤조이>에 게재된 '한국교회는 스스로가 환자임을 인정해야'라는 인터뷰 기사를 인용했다.  (관련기사 : "한국교회는 스스로가 환자임을 인정해야") <미주뉴스앤조이>의 인터뷰 전문을 보면 <국민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김 후보가 기독교를 모독하는 발언이 아닌 잘못을 저지른 일부 한국교회에 대해 비판했음을 수 있다.

김 후보는 <미주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높은 직함을 얻기 위해 공공연하게 돈을 뿌리고 부정선거를 저지르며 순진한 교인들에게는 거짓말을 한다"며 "교회가 대형화되고 교세가 커지면서 반복되는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구조적 범죄 집단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물론 모든 교회가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다음 정권은 박근혜나 진보진영 중 누가 권력을 잡든 개신교회는 이명박 정권과 함께 무너지리라 예상한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분노가 이 정권에 대한 심판과 더불어 이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개신교회에 대한 분노로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비록 내가 현 정부와 더불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미래를 예견하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2012년 이명박 정부와 몰락하는 것은 개신교회의 기득권 세력이지 주님의 참된 교회는 아니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미주뉴스앤조이>의 김 후보 발언을 맥락 없이 자극적인 부분만 옮겨 적어 작성한 <국민일보> 기사는 조중동 등의 보수 언론과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무료로 배포된 4월 7일자 <조선일보> 종이 신문에는 일면에 오르기도 했다. <미주뉴스앤조이> 인터뷰 기사는 본래 의미와 달리 해석되어 사람들에게 나눠졌다.

<국민일보>의 보도로 김 후보의 막말이 또다시 쟁점이 되자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기사를 작성한 유영대 기자에게 트위터로 공개 항의했다. 허 기자는 "김 후보가 언제 전체 교회를 척결대상이라 말했느냐"며 "기자 대 기자로서 공개 토론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허 기자는 "유 기자는 기사가 아닌 김 후보를 공격하는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일그러뜨려 기사로 썼다"며 "사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는 기자 윤리를 위반했다. 기자협회가 징계해야 하는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파업 중인 <국민일보> 노조도 4월 9일 성명을 내고 "일부 언론과 기독교 단체가 김 후보를 반기독교인으로 규정하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며 "<국민일보>노조 파업 행사에 공연한 김 후보는 일부 잘못된 기독교계 행태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목사 가운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일보> 노조는 "김 후보가 나는 꼼수다 방식으로 기독교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 일부 단어만을 지적하면서 반기독교라고 낙인찍는 것은 비판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유영대 기자는 왜곡 보도라는 비판에 대해 "<미주뉴스앤조이> 기사의 김 후보 발언을 그대로 옮겨 적었을 뿐인데 뭐가 잘못됐느냐. 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 기사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며 "김 후보도 자신이 했던 말이니 <국민일보> 기사를 보고 할 말 없을 것이다"고 대답했다. 이어 유 기자는 "목적이 좋아도 수단이 나쁘면 안 된다. 김 후보는 수년간 한국교회를 조롱하고 폄하하는 발언을 지속해왔다"며 "김 후보는 한국교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그만두고 기도하며 반성하라"고 대답했다. 유 기자는 허 기자의 토론회 하자는 제의에는 "받은 바 없지만 응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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