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또 한 식구가 늘었습니다. 가진 건 없는데 입은 자꾸 늘어갑니다. 입이 늘어나니 먹을 쌀도 늘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하지만 입은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치기도 하지 않습니까. 외치는 자들이 많은 건 반가운 일입니다. <뉴스앤조이>가 지쳐서 주저앉지 않고 열심히 외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십시오.

우리 사무실 맞은편 식당 아줌마 아저씨는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겁니다. 배달만 했다 하면 모든 반찬을 싹싹 비우니, 기분 좋지 않겠어요? 설겆이 하기도 편하고 말입니다.

저희는 주로 사무실에서 밥을 해먹는 편입니다. 먹는 장사 했다가 쓴 맛 본 기자가 있는데 먹는 것에 대해서는 남다른 식견과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반찬은 각자 조금씩 가져오고, 며칠 전에는 부모님이 쌀농사 짓는 기자가 전라도 땅끝에서 쌀을 가져왔습니다. 웬지 밥맛이 다른 거 같습니다.

가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반찬이 절반 이상 남습니다. 그러면 빈 반찬통에 옮깁니다. 그러니 식당 아줌마는 항상 빈 반찬그릇 가져갈 밖에요.

궁상 떤다 싶으시겠지만, 그게 없는 사람 사는 재미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반찬 생겨서 좋고, 식당 주인은 음식 버리지 않아서 좋고... 이렇게 조금씩 나누다 보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생활 경험하는 거 같아서 기분 괜찮습니다.

지난주에는 농촌교회들을 다녀왔습니다. 공연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기자가 있습니다. 그 친구 이번에는 강릉에 갔습니다. 수해 현장에서 봉사활동도 하면서 취재할 모양입니다. 거대한 담론을 갖고 얘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 같은 때는 그런 거 일단 접고, 서로서로 마음을 나누고 돈을 나누고 힘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누다 남으면 저희에게도 조금 나눠주십시오.

새식구가 여러분께 인사합니다. 인사 받으십시오.

▲이경근 기자
"신문사에 나온 첫 날부터 불리는 '기자'라는 호칭이 너무도 어색하기만 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인사의 말을 써야겠는데, 멋있는 말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혹 이상한 말로 <뉴스앤조이>에 폐나 끼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만 듭니다.

저는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졸업 전에 사회복지단체에서 봉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기독교언론사인 <뉴스앤조이>에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것이 마냥 신기할 따름입니다.

<뉴스앤조이>를 대하며 항상 느꼈던 생각은 '가능할까'였습니다. 이미 너무나 세속화되고 권력화된 교회의 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마냥 힘든 일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꼭 필요한 일이며 물신적인 현대문명의 맹신 안에서 방황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더더욱 절실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교회개혁의 가능성에 대한 답은 참 신앙에 대한 신념과 그에 따른 실천이 아닐까 싶습니다. 낮은 자들을 위해 오셨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머리에서만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빈민층·장애우·외국인노동자들을 비롯해, 진정 소외 받고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가슴으로 이어나가게 한다면, 머지 않아 모든 이들의 삶은 '생명의 축제'가 될 것이고, 교회 또한 모든 이들이 거하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실천을 하는 이들의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이들의 '축제의 삶'을 위해 필요하다면 생활 속의 아주 작은 실천에 대한 소식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뉴스앤조이>라는 곳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는 '계획하심'이라 생각하지만 그것도 혼자 생각인지 모를 일입니다. 거창한 인사말은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흡하기 짝이 없는 관계로 '노력하겠다' 라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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